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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무역전쟁 불 끄는 美-中, 3차 협상 앞두고 '주거니 받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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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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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퀄컴 사옥.로이터연합뉴스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오는 6월 3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상대방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호의를 주고받았다. 그러나 양측에서 반대 의견이 적지 않은 만큼 이러한 호의가 지속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이하 현지시간) 관계자를 인용해 반독점 시장 감독 기구인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오는 28일 미 반도체 업체 퀄컴의 NXP 인수안에 대한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퀄컴의 법무팀 역시 이미 중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퀄컴·NXP 합병 불허는 중국 정부가 미국의 무역 압박에 대체하기 위해 꺼내든 보복성 조치였다. 앞서 퀄컴은 지난 2016년 10월에 380억달러(약 40조원)를 들여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NXP 인수를 선언한 이후 양사가 진출한 세계 각국의 독과점 규제 당국으로부터 인수 허가를 얻기 위해 뛰어다녔다. 지난해 유럽연합(EU)에서 1년여에 걸친 로비 끝에 허가를 받아낸 퀄컴은 현재 미국과 한국 등 8개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얻어냈지만 유일하게 중국의 승인만을 얻지 못한 상태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발표에서 양사의 합병을 검토한 결과 "부정적인 영향을 제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이유는 미국이 3차 협상에 앞서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25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 정부의 제재로 폐업위기에 몰린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를 살리기로 결정하고 이를 미 의회에 통보했다. 신문에 따르면 ZTE는 트럼프 정부에 상당한 규모의 벌금을 내고 준법경영을 위한 미국인 인사를 채용하는 동시에, 현재 경영진을 교체하는 자체 개선안을 제출했다. 미 상무부는 대가로 앞서 미 정부가 ZTE에 내린 제재를 푸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달 16일 ZTE에 대해 대북 및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향후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제재를 단행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류허 중국 부총리는 26일 발표에서 전날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과 통화하고 로스 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6월 2~4일에 걸쳐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양측 대표단은 이달 2차 협상에서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축소를 위해 중국이 미국산 제품 구매를 상당 폭 확대하기로 한 양국 간 합의의 후속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미 언론들은 중국 대표단이 2차 협상 당시 ZTE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다만 추후 더 큰 합의를 위한 양측의 양보가 지속될 수 있을 지는 확신할 수 없다. WSJ에 의하면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퀄컴·NXP 합병이 경쟁 면에서 중국 기업들에게 불리해 지는 상황을 우려한다며 합병에 조건을 달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트럼프 정부는 성난 의회를 달래야 한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뉴욕주)는 제재 완화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하는 행위이며 미국 경제와 안보를 보호하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의 양당은 힘을 합쳐 이번 합의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인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주)도 트위터를 통해 "ZTE와 중국에게 대단한 합의"라며 "중국은 미국 기업들을 무자비하게 깔아뭉개고 ZTE 같은 통신 기업들을 이용해 미국을 염탐하고 기술을 훔쳐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이번에는 다르길 기대했다. 이제 의회가 행동에 나서야 할 때다"고 썼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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