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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靑, 미국에 ‘南고위관계자 MDL 넘을 예정’이라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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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미국과 북한, 양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

-트럼프 “남북 대화, 잘 진행돼”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남측 고위관계자가 남북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측 관계자와 접촉할 예정”이라고 통보함으로써 남북정상회담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6일 오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남북정상회담 성사배경에 대해 정통한 소식통은 27일 본지에 “한미 당국은 남측 고위급 관계자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군사분계선(MDL)를 원활히 넘어갈 수 있도록 협력했다”면서 “그러나 누가 MDL를 넘게 될지는 공유되지 처음부터 공유된 건 아니었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을 타진한 이후, 문 대통령이 MDL를 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유엔 연합사령부의 협조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유엔사에는 '누가' MDL를 넘을 것인지 정상회담이 이뤄진 당일 오전까지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미국 정부는 문 대통령이 판문점으로 이동하기 바로 직전 남북 정상회담 사실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제2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발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사전협의했냐는 질문을 받고 “제가 하고 있는 모든 노력은 한편으로 남북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에 반드시 필요한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것”이라며 “그 북미회담 성공을 위해 저는 미국과 북한, 양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미국과는 가장 가까운 동맹관계로서, 특히 최근 남북간의 문제 또 6ㆍ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긴밀히 관련 정보를 상세하게 공유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에 제2차 남북정상회담의 개최여부를 직접 사전논의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정부가 남북정상회담 개최여부를 미국에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은 배경에는 사안의 민감성과 엄중함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서한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을 전격취소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서한을 공개하기 바로 직전 사실을 알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전격취소 발표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하고 “매우 당혹스럽고 유감”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헤럴드경제

<사진2>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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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소식통은 “현안의 민감함과 엄중함을 고려해 문 대통령이 직접 MDL를 넘을 예정이라는 것을 사전에 알리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밝혔듯,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 회담결과를 회담이 열린 다음날 발표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남북 간 신의를 지키고, 한미간 공조를 모두 다질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미관계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서한이 늦게 우리 정보에 통보된 것이 잘못됐다고 얘기할 수 있듯, 우리 정부도 미국과 정보를 원활히 공유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회담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 소식에 대해 “그 대화는 매우 잘 진행됐다”며 “우리는 전적으로 나란히 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과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우리는 매우 잘하고 있다”면서 “어떤 장소에서 회담이 진행 중이다. 그곳을 말하지는 않겠지만, 여러분들이 좋아할 곳이 있다. 여기서 그리 멀지 않다”고 했다.

이날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백악관의 싱가포르 사전 준비팀이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때를 대비하기 위해 예정대로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조지프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패트릭 클리프턴 대통령 특별보조관이 포함된 백악관 사전 준비팀이 30명 가량으로 구성됐으며, 미국 현지시간으로 27일 싱가포르로 출발한다고 덧붙였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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