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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신록 우거진 6월…희귀동식물 보러 '람사르습지'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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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한국관광공사 6월 가볼만한 곳, 람사르습지 6곳 추천…대암산 용늪·운곡습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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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늪을 가로지르는 생태탐방로. /사진제공=강원도 인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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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쬐는 태양 빛이 예사롭지 않다. 어느덧 봄은 저만치 멀어져가고 신록이 우거지는 6월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봄과 여름 사이, 자연이 전하는 메시지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들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람사르습지'다.

람사르습지는 연안습지, 내륙습지, 인공습지 등 썰물 때 수심이 6m 넘지 않는 바다지역이다. 물새 서식지로서 중요한 습지보호에 관한 협약인 람사르 협약에 따라 독특한 생물지리학적 특정을 가진 곳이나 희귀동식물종의 서식지, 또는 물새 서식지로서의 중요성을 가진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람사르습지로 지정한다.

한국관광공사는 6월 가 볼만한 곳으로 국내 대표 람사르습지 6곳을 선정했다. '대한민국 람사르습지 1호' 대암산 용늪을 비롯해 두웅습지, 무안갯벌, 운곡습지, 1100고지습지&동백동산 습지, 우포늪 등이다. 그곳에 가면 스스로 회복하는 자연의 힘을 느낄 수 있다.

강원도 인제군 대암산 정상 인근에 위치한 용늪은 국내 유일한 고층습원(식물 군락이 발달한 산 위의 습지)이다. 1997년 대한민국 최초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이름은 승천하는 용이 잠시 쉬었다 가는 곳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용늪 탐방은 대암산 동쪽의 인제군과 서쪽의 양구군에서 출발하는 방법이 있다. 아이와 함께라면 개인 차량으로 용늪 입구까지 이동할 수 있는 인제군 인제읍 가아리 코스가 좋다. 안내원과 함께 용늪을 둘러보고 대암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용늪 외에도 인제에는 한국DMZ평화생명동산, 인제산촌민속박물관, 박인환문학관 등 함께 둘러볼 만한 곳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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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두웅습지 전경. 습지해설을 들으며 데크 산책로를 걸을 수 있다. /사진제공=김숙현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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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군 무안황토갯벌랜드와 무안갯벌. /사진제공=서영진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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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충남 태안군 두웅습지는 규모가 작아 흔한 시골 저수지 같아 보인다. 하지만 신두리해안사구의 배후습지로 중요한 곳이다. 두웅습지 바닥과 신두리해안사구 지하수가 연결돼있어 습지가 오염되면 영향을 미치기 때문. 5월 말~6월 중순에 가면 멸종 위기 야생동물인 금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모래에 함정을 만들어 개미나 곤충을 잡아먹는 개미귀신도 볼 수 있다. 신구리해안사구에 만발하는 해당화, 천리포수목원의 작약과 수국, 아이리스 등 아름다운 꽃들도 이 지역 볼거리다.

전남 무안군 무안갯벌은 넓고 비옥하다. 흰발농게를 비롯한 갯벌 생명체의 보금자리이자 물새의 서식처다. 침식된 황토와 사구의 영향으로 형성된 갯벌로 2001년 '습지보호지역 1호'에 이름을 올렸고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람사르 습지(1732호)와 갯벌도립공원 1호로도 지정됐다.

무안갯벌 중심인 해제면에는 무안황토갯벌랜드가 있다. 생태갯벌과학관에서 갯벌의 가치를 공유하고, 탐방로와 갯벌체험학습장에서 다양한 갯벌 생물을 만날 수 있다. 갯벌낙지등대로 유명한 도리포, 천연기념물 211호로 지정된 용월리 백로와 왜가리 번식지, 영산강이 내려다보이는 무안식영정 등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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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의 운곡습지. 물을 머금은 땅이 나타나니 비로소 운곡습지에 온 것을 실감한다. /사진제공=길지혜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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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무한 회복 탄력성을 느끼고 싶다면 전북 고창의 운곡습지에 가볼 것. 사람 발길이 끊기고 30여 년이 지난 2011년 4월, 버려진 경작지가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꽉 막힌 대지에 물이 스며들고 생태가 살아났다.

서해안고속도로 고창 IC에서 자동차로 약 8분이면 호젓한 숲길과 원시 비경에 감탄이 절로 나오는 습지를 만날 수 있다. 멸종 위기에 처한 수달과 삵 등 총 860여 종에 이르는 생물이 서식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고창 고인돌 유적과 고창고인돌박물관도 함께 들러보자. 상생의 도시 고창의 힘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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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이 품은 1100고지습지 전경. /사진제공=정은주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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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장소로 인기 높은 경남 창녕군 우포늪의 소목나루터. 소목마을 주차장에서 가깝다. /사진제공=이정화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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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1100고지 습지는 대자연이 빚는 하늘 아래 정원이다. 2009년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초지와 습지, 바위, 울창한 숲이 뒤엉켜 거칠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생태섬과 지의류가 많으며, 탐방로가 길지 않아 30~40분이면 둘러볼 수 있다. 동백동산 습지에서는 독특한 곶자왈 생태에 숲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경남 창녕군 우포늪은 국내 최대 자연 내륙 습지다. 담수 규모가 축구장 210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 광활한 늪에는 1000종이 넘는 생명체가 산다. 1998년 람사르습지로 등록됐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잠정 목록에도 등재됐다.

우포늪은 제방을 경계로 우포(소벌), 목포(나무벌), 사지포(모래벌), 쪽지벌 등 4개 자연 늪과 지난해 복원 사업으로 조성한 산밖벌까지 3포 2벌로 나뉜다. 우포늪생태관에서 시작하는 '우포늪생명길' 8.7㎞를 이용해 돌아볼 수 있는데, 30분부터 3시간 30분까지 다양한 코스가 준비돼있다. 자전거 대여도 가능하다. 외국인은 우포늪생태관에 예약하면 영어와 일본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조선 시대에 얼음을 보관한 석빙고, 창녕 신라 진흥왕 척경비, 통일신라 석탑인 술정리 동·서 삼층석탑,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등 창녕이 품고 있는 문화재도 많다. 화왕산 관룡사의 용선대 석조여래좌상을 모신 바위에 올라가서 감상하는 전망도 일품이다.

배영윤 기자 young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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