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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5·26 정상회담 ‘서훈-김영철 소통 라인’ 통해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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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 통전부장, 서 국정원장 소통 과정에서

“격의없이 소통하자” 김 위원장 뜻 전달

문 대통령 “흔쾌히 수락…친구처럼 만나야”



한겨레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 마친 후 헤어지며 포옹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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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판문점 북쪽 지역인 통일각에서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의 2차 남북 정상회담은 25일 김 위원장의 제안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그제(25일) 오후 일체의 형식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고, 저는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했다. 25일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12 싱가포르 북-미 회담 취소를 발표한 이튿날이다. 문 대통령은 “4·27 판문점 선언의 후속 조치 이행과 6월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준비과정에서 약간의 어려운 사정들이 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요청해왔고, 또 남북의 실무진이 통화를 해서 협의를 하는 것보다 직접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을 해서 전격적으로 회담이 이뤄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일궈내는 것, 그리고 또 4·27 판문점 선언의 신속한 이행을 함께 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봤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남북 사이에는 여러 소통 경로를 유지하고 있고, 그 가운데 하나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 사이의 소통 경로다”라며 “그제 최근의 북-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과 남북 관계 발전 방안을 위한 4·27 후속조치 등에 관한 협의가 (두 사람 사이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북측에서 김 위원장의 구상이라고 하면서 격의없는 소통을 한번 갖는 방안을 하자고 제시해왔고, 두 사람의 접촉 뒤 관련 장관들과의 협의 과정을 통해 대통령에게 건의드렸으며 대통령이 승낙을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승낙 뒤 25일 밤부터 26일 오전까지 분주하게 실무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급하게 이뤄진 만큼 통일각 2차 남북정상회담은 의전, 경호, 보도 등에 관한 실무회담을 사실상 모두 생략한 채 실무형으로 이뤄졌다. 4·27 남북 정상회담이 지난 3월 합의 발표 이후 준비에만 한달 반 가량이 걸린 것과 견주면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이다. 역대 정권에서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상회담의 간격이 한달 밖에 안되는 것도 파격이다.

문 대통령은 2차 정상회담에 관해 “지난 회담에서 우리 두 정상은 필요하다면 언제 어디서든 격식 없이 만나 서로 머리를 맞대고 민족의 중대사를 논의하자고 약속한 바 있다”며 “친구 간의 평범한 일상처럼 이뤄진 이번 회담에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남북은 이렇게 만나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향후에도 수시로 만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양 정상은 이번 회담이 필요에 따라 신속하고 격식 없이 개최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필요하면 언제든지 서로 통신하거나 만나, 격의없이 소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4·27 판문점 선언 합의에 따라 예정된 문 대통령의 가을 평양 방문 이전에도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충분히 점쳐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정상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다양한 방식의 소통을 확대해가고 격의없는 실무적 성격의 회담을 갖자고 합의한 것이 남북 관계에 있어 아주 이례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화보] 다시 만난 남북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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