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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TF초점] "AI가 곧 미래 경쟁력" 국내 ICT 기업 인재 영입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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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CT 공룡들이 인공지능(AI) 인재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AI 관련 글로벌 우수 인재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이 분야에 강점을 가진 지역에 AI연구센터를 열었다. 사진은 삼성전자 AI 인재들이 지난 23일 열린 영국 케임브리지 AI센터 개소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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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CT 기업, AI 인재 채용문 '활짝'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4차 산업혁명의 대표 화두로 떠오른 인공지능(AI)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ICT 업체들은 특히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기술 개발은 물론 우수 인재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 삼성전자, '미래 먹거리'로 AI 낙점...글로벌 인재 영입 활발

26일 IC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AI 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우리나라와 미국에 이어 영국·캐나다·러시아에 AI연구센터를 신설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총 5개 지역에 AI연구센터를 구축하게 됐다.

AI연구센터가 신설된 구체적인 지역은 영국 케임브리지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 등이다. 삼성전자는 지역 선정과 관련해 "해당 지역이 AI 분야에 강점이 있다"며 "AI 관련 기술과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데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케임브리지 AI 센터는 마이크로소프트 케임브리지 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앤드류 블레이크 박사가 맡는다. 케임브리지 AI센터는 AI 기반 감정인식 연구로 유명한 마야 팬틱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교수 등을 중심으로 AI 선행 연구를 수행해나갈 계획이다.

캐나다 토론토 AI 센터는 미국 실리콘밸리 AI센터 리더인 래리 헥 전무를 소장으로 영입해 캐나다 우수 대학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AI 코어 기술 연구를 주도해나간다. 드미트리 베트로프 러시아 고등경제대학 교수 등이 이끄는 모스크바 AI센터는 AI 알고리즘 연구를 펼친다.

삼성전자는 미국 동부 지역 등에 글로벌 AI연구센터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AI 관련 연구 인력 확보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은 오는 2020년까지 국내에서 약 600명, 해외에서 약 400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생활가전(CE)부문장 겸 삼성리서치 소장은 AI 분야 인재 확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AI에 종사하는 인력이 많지 않다"며 "삼성전자는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얼마나 좋은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실리콘밸리를 거점으로 하는 혁신·벤처투자 조직 삼성넥스트는 최근 독일 완성차 업체 BMW에서 차량 내부 디자인을 담당했던 데인 하워드를 '디자인·제품경험 담당 글로벌 책임자'로 영입했다. 삼성넥스트는 지난해 말 차량호출업체 우버 출신 트래비스 보가드를 제품 담당 책임자로 영입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인재 확보 보폭은 전방위적이다. 이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은 AI 분야를 적극 육성하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출소 후 첫 대외 행보로 AI 거점을 점검해 업계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전화·가전·TV 사업 등에서 선행(先行)연구를 담당하는 DMC연구소와 소프트웨어센터 등 관련 조직을 삼성리서치로 통합한 것과 포럼을 개최해 AI 석학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 모두 AI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이라며 "이를 위해 AI 관련 연구개발(R&D) 비용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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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AI 역량 강화를 위해 영입한 김윤 SK텔레콤 AI리서치센터장이 '뉴(New) ICT 포럼'에 참석해 AI 미래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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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AI 인재 확보 전쟁

AI 관련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다른 ICT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LG전자는 AI 사업 준비에 방점을 찍고 지난해 AI 관련 연구개발 역량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LG전자는 이어 AI 인력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LG전자는 그동안 음성인식·영상인식·센서인식 등을 연구해온 '인텔리전스연구소'를 AI를 전담하는 'AI연구소'로부터 분리해 확대 개편했다. 이 연구소는 다양한 데이터를 음성·영상·센터로 인식·추론·학습하는 AI 플랫폼으로 구축해 스마트가전, 모바일 TV 등 관련 사업에 적용하고 있다.

LG전자는 또 AI 분야에서 성과가 탁월한 사내 핵심 인재를 대상으로 임원급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연구위원'으로 적극 발탁할 계획이다. 현재 LG전자 AI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은 지난해 초 영입돼 곧바로 사장으로 승진한 박일평 소프트웨어센터장이 맡고 있다.

아울러 LG전자는 빠른 기술력 확보를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AI 스타트업 아크릴에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연구를 독자적으로 진행하기보다는 개방형 혁신을 통해 미래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포털 공룡인 네이버는 지난 4월 홍콩과학기술대에 30~40명 규모로 '네이버·홍콩과기대 AI 연구소'를 세우며 아시아 지역 AI 인재 영입에 나섰다. 이는 네이버가 지난해 네이버랩스유럽 인수로 유럽 지역 AI 인재 80여명을 확보한 데 이은 것이다.

네이버는 또 AI 관련 기술·인재 등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AI·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 환경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경쟁하고 미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인재 확보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털 업체 카카오는 지난해 AI 기술 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설립해 기술 개발과 투자를 진행중이다.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 직원들이 실적 압박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AI 관련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기업 문화를 바꾸는 작업을 거쳤다.

카카오는 또 회사 내부에 수백명 규모의 'AI 랩'이라는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 조직은 카카오가 가지고 있는 AI 기술과 이 기술이 적용된 서비스를 관리하고 나아가 향후 AI 서비스 적용 계획 등을 세운다. 카카오는 'AI 랩' 등 AI 관련 조직에서 일할 인재를 상시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는 지난해 AI 관련 부서 임직원들이 직접 대학을 방문해 채용 설명회를 열고 창의성이 뛰어난 신입 개발자를 선발하기 위해 '블라인드 전형' 방식의 공개 채용을 실시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또 대학 석·박사 과정 재학생에게 연구비를 지원하고 채용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의 거의 모든 서비스에 AI 기술이 직·간접적으로 들어가 있다. 즉 AI가 카카오를 지탱하고 있는 기반 기술"이라며 "이 때문에 AI 관련 인재를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재 확보를 위한 여러 프로그램은 올해도 시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를 성장동력으로 꼽은 이동통신사들도 인재 영입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수년 동안 공을 들여 AI와 머신러닝 전문가 김윤을 AI리서치센터장을 영입했다. 김윤은 애플에서 음성인식 개발팀장과 애플 AI 스피커 '홈팟'의 음성 비서 '시리' 개발 총괄을 맡기도 한 인물이다.

SK텔레콤의 AI 연구개발을 책임질 김윤 센터장은 앞서 "AI 선도 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 인재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리서치센터 내 신규 조직을 추가로 만들고 30명 수준인 인력을 올해안에 2배로 늘릴 계획이다.

김윤 센터장은 최근 AI 분야 주요 임원들과 직접 대학 캠퍼스를 찾아 설명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 대학생들도 열심히 하면 짧은 시간 안에 AI 분야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김윤 센터장이 AI 조직을 계획대로 꾸릴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줄 방침이다. 또 내부 AI 역량을 갖추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인간중심의 AI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엔지니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인재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AI테크센터'를 운영중인 KT도 인재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KT가 다른 기업과 차별점이 있다면 인력 양성을 위해 'AI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KT는 지난 3월 27명의 'AI 아카데미' 합격자를 대상으로 AI 교육에 들어갔다.

교육생은 AI 이론교육(5주), KT 케이스 스터디(10주), 팀 실무 프로젝트 수행(8주) 등 약 1000시간에 걸쳐 AI 이론·실습 교육을 받는다. KT 관계자는 "외부 수혈은 물론 내부적으로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며 "'AI교육센터'를 적극 활용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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