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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수도권 장악 아사드군 남쪽으로…시신사진 전단 뿌려 투항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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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요람' 다라州로 시리아군 보강…"철수협상 실패하면 군사작전 전개"

"요르단·이스라엘 인접해 민감한 지역"…미국 "휴전 위반하면 단호히 대응"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다마스쿠스 일대를 모두 장악한 시리아 친정부군의 총구가 곧바로 남쪽 국경지역 반군 점령지로 향했다.

시리아군 전투기가 25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남부 다라주(州) 상공을 선회하며 반군에 투항을 요구하는 전단을 살포했다고 현장의 AFP와 신화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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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시리아 친정부군의 포격으로 연기가 솟는 반군 점령지 다라
[AFP=연합뉴스]



시리아군이 뿌린 전단에는 나란히 늘어놓은 시신 사진과 함께 "무장 저항을 하는 자에게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문구가 찍혔다. 시리아군이 도착했다는 발표가 담긴 선전 전단도 여기저기 나돌았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다라주로 시리아군과 친정부군 병력이 집결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 단체의 라미 압델 라만 소장은 "반군이 퇴각협상을 거부한다면 동(東)구타 때처럼 광범위한 작전을 전개하는 것이 시리아군의 목적"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올해 2월 시리아군은 다마스쿠스 동쪽 요충지 동(東)구타 탈환작전을 대재적으로 전개했고 지난달 반군 세력을 모두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

시리아군과 동맹의 무차별 공세가 계속되는 사이 주민 약 1천700명이 숨지는 등 동구타는 '생지옥'으로 변했다.

이어 시리아군은 수도 남쪽에 있는 야르무크 캠프와 인근 하자르 알스와드 등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점령지도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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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에 파괴된 시리아 다라 거리의 아이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수도권 전체를 탈환한 시리아군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남쪽 다라로 향하고 있다.

현재 시리아 반군의 주요 점령지는 터키군이 휴전을 감시하는 북서부 이들립과 남부 국경지역 다라만 남았다.

다라는 2011년 '아랍의 봄'이 시리아로 확산하면서 초기 민중봉기가 일어나 '혁명의 요람'으로 불렸다.

다라는 요르단과 이스라엘과 접한 곳으로, 시리아군 또는 시아파 친정부군이 대대적인 작전을 펼치기에 민감성이 큰 곳이다. 이스라엘 점령지 골란고원의 바로 동쪽이 다라다.

현재 다라주 주도 다라를 포함해 주의 70%를 통제하는 '온건' 반군 조직은 요르단이나 미국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러시아 주도로 시리아에 '긴장완화지대', 속칭 '안전지대'를 설정할 당시, 다라 안전지대를 놓고 러시아 외에 미국과 요르단이 휴전 보증국으로 참여했다.

IS도 소규모 점령지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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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반군 조직 '자이시 알이슬람'이 공개한 다라 지역의 교전 모습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시리아 친정부군이 다라에서 동구타와 마찬가지로 대대적인 탈환작전을 벌인다면 이스라엘이 본격적으로 시리아에 개입할 우려가 제기된다. 다라주는 이스라엘 점령지 골란고원과 인접한다.

이스라엘은 시리아내전 중에도 이란의 위협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로 수시로 시리아를 공습했다.

컨설팅 기업 국제위기그룹(ICG)의 샘 헬러 분석가는 "시리아 남부 반군 점령지는 다마스쿠스와 국경 사이에 있기 때문에 특히 민감하다"면서 "이 지역에서 군사작전은 시리아, 이스라엘, 요르단의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시리아를 향해 다라에서 군사작전을 전개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미국 국무부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성명을 내어 "러시아·요르단과 함께 긴장완화지역 보증국으로서 미국은 아사드 정권의 휴전 위반에 단호하게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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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시리아 남서부 다라에서 반군이 설치한 폭발물에 다친 시리아군
[AP=연합뉴스 자료사진]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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