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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여유만만 트럼프 “북한도, 나도 게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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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 게임’의 주도권을 되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예정대로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을 다시 높였다. 정상회담 취소 발표 후 북한이 즉각 꼬리를 내리고 회담 개최를 요청하자 기다렸다는 듯 회담을 되살릴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협상의 대가답게 ‘나도 북한도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여유를 부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오후 8시(미 동부 시각)가 넘어 트위터에 “우리는 정상회담 개최 재개와 관련해 북한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며 “정상회담이 실제로 열리면 (원래 예정대로) 6월 12일에 싱가포르에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하루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정상회담이 12일이 넘어서까지 연장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5월 25일 백악관에서 메릴랜드주에 있는 미 해군사관학교로 출발하기 전에 취재진을 만나 “북한과 다시 이야기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후 대미 접촉 창구를 다시 연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부터 전날 자신이 취소했던 미·북 정상회담을 번복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상회담 취소 발표 9시간 만에 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회담 재개 용의를 밝히자 판이 자신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것에 만족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오전 8시쯤 트위터에 “북한으로부터 따뜻하고 생산적인 담화를 받은 것은 매우 좋은 소식”이라며 “(이런 움직임이) 어디로 이를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오래도록 지속되는 번영과 평화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오직 시간, 그리고 재능이 말해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메릴랜드주에 있는 미 해군사관학교로 출발하기 전 취재진에게 북한 측과 접촉 창구가 다시 열렸다고 밝혔다. 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의에 말도 없이 나오지 않았던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발표 후 미국과 연락을 재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지금 이야기하고 있으며 정상회담이 (6월) 12일에 열릴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게임을 하고 있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다들 알듯, 모두가 게임을 한다”고 답했다. 비핵화 게임이란 큰 협상 판에서 자신도 김정은도 게임을 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취소라는 초강수를 둔 이유는 북한이 사전 협상에서 비핵화 논의에 진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24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담화에서 ‘핵보유국’이라 공언했다. 같은 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결과를 발표할 때는 “핵 시험 중지는 세계적인 핵 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했다. 미국이 정상회담을 하는 유일한 목표가 북한 비핵화인데도 북한은 핵보유국의 지위에서 ‘핵군축’ 회담을 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5월 24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앞으로 쓴 편지에서 6월 12일로 예정됐던 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밝힌 이후 백악관에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 CBS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취소하며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면 정상회담을 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는데, 그런 만큼 북한이 재개된 물밑 실무 협상을 통해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보이는 지가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관건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실질적 비핵화 해법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은 오래 지속되는 것과 실질적인 해법을 원한다”며 “북한이 그렇게 할 준비가 되면, 전에도 말했듯 미국은 대화할 준비가 확실히 돼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남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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