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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아시아 여성이 폐경 전 유방암 발병 잦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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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의 유방암 환자들이 유전학·생물학적으로 유방암에 약한 생물학적 특성을 가졌다는 사실이 국내 의료진이 포함된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삼성서울병원의 남석진 유방외과 교수와 박연희 혈액종양내과 교수, 박웅양 삼성유전체연구소 소장, 정얀 칸 화이자 박사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받은 유방암 환자의 암조직을 분석해 서구인과 구별되는 아시아 여성의 유방암 특성을 밝혀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 최근호에 게재했다.

분석 결과 아시아 지역 유방암 환자는 서구 환자와 비교해 유방암 세포 성장 억제 인자인 TGF-β의 분비가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방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BRCA 유전자의 변이 정도도 아시아 환자에서는 10.8%, 서구 환자에서는 4.7%로 각각 집계됐다.

임상적으로도 아시아 지역의 유방암 환자들에서 암이 빨리 자라고 예후도 나쁜 편에 속하는 '여성호르면·성장호르몬 수용체 양성(ER+/HER2+)' 유형의 비율이 높았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받은 유방암 환자 187명의 암조직을 확인한 해당 유형의 비율은 16.1%였다. 하지만 국제 암유전체컨소시엄이 발표한 서구권의 ER+/HER2+ 유형의 유방암 환자 비율은 5.4%에 불과했다.

분자생물학적 수준에서도 치료가 어려운 루미날B형의 유방암 환자 비율은 아시아 여성에서 39.2%, 국제 암유전체컨소시엄 조사 결과에서는 33.2%로 각각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은 루미날A형의 비율은 서구에서 43.7%, 아시아에서 28.3%인 것으로 조사됐다.

루미날B형은 ER+가 있는 상태에서 암의 활성도가 높거나 HER2+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반면 루미날A형은 ER+가 있지만 암의 활성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연희 교수는 "아시아 여성에게 유방암은 비교적 이른 나이에 발병해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무서운 질병"이라며 "이번 연구로 아시아의 젊은 유방암 환자에 대한 이해가 분자생물학적 수준으로 깊어짐에 따라 향후 새로운 치료법 개발로 이어지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받은 유방암 환자 187명으로부터 얻은 암 조직을 전향적 유전체 분석 방법으로 조사하고, 이를 국제 암유전체컨소시엄의 데이터와 비교해 도출됐다. 암 조직을 분석한 삼성서울병원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39.3세로 국제 암유전체컨소시엄에서 조사한 환자들의 평균 나이 58.3세보다 20세 가량 젊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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