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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북미회담 무산]풍계리 폐기에도 회담 취소.. 트럼프의 '역 벼랑끝 전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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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금융규제완화 법안 서명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전격 취소를 발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안 서명식에서 '바라건대 북한과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며 '지금 예정된 정상회담이 열리거나 나중에 어떤 시점에 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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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벼랑끝 전술인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로 비핵화 첫발을 내딛였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북한이 구태의연한 벼랑끝 전술을 펼치자 트럼프 대통령이 허찌르는 역공으로 협상력 높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북한이 수일간 실무 협상에 나타나지 않고 비핵화 등 협상이 기대에 못미치자 그동안 쌓였던 회의론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강경파의 주도 속에 회담이 취소돼 향후 이들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백악관이 24일 (현지시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회담과 관련해 마음이 바뀐다면 주저 말고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해달라고 밝히는 등 대화의 여지를 남겨뒀다.

■협상 주도권 잡으려는 트럼프 파격 전술?
이와관련, 북한은 백악관이 회담 취소를 밝힌 후 7시간여 만에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발빠르게 공식입장을 발표해 대화의 용의가 있다고 해 주목된다.

김 제1부상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그 어느 대통령도 내리지 못한 용단을 내리고 수뇌상봉이란 중대사변을 만드는 노력에 내심 높이 평가했다"라며 "아무때나 어떤 방식이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측에 다시 밝힌다"고 했다.

대화의 끈을 놓지않고 협상력 높이기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대화를 다시 살리느냐 대결로 치닫느냐의 갈림길에 섰다.

북미는 아직 대화채널이 살아 있어 향후 추가적인 물밑조율이 지속될 전망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트럼프는 서한에서 50% 정도는 북한의 태도변화를 요구했고, 백악관 브리핑도 대화가 계속되길 바라고 있다"라며 "김계관의 담화도 호의적이고 공손한 상황이어서 북한의 태도변화 등으로 북·미간 실무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계관의 담화는 대화를 계속하자는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을 돌리더라도 다양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한에서 밝힌 북미회담 취소 사유로 북측 최근 성명의 엄청난 분노와 적개심이라고 했다.

강경파인 펜스 부통령이 북한이 리비아의 전철 밟을 것·군사적 옵션은 배제된 적이 없다·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등을 거론하자 북한 최선희 부상이 '아둔한 얼뜨기' 등으로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트럼프 대화 여지는 남겨둬
백악관 관계자는 "북한과 평화의 희망은 여전하지만 북한은 어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대해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트럼프가 처음에는 문 대통령 말을 듣고 북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 것"이라며 "비핵화 방안에 대한 답변이 없고 최선희, 김계관 등 담화를 보고 회담에서 얻을 것이 없을 것이라 본 것 같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구태의연한 벼랑끝 협상전략을 다시 내밀어 화를 자초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노련한 협상가인 트럼프가 역 벼랑끝 전술을 내놨다는 것이다.

북한이 경제 개선을 위해 대화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북한은 경제 번영을 위해 사회주의 경제건설이라는 새 노선을 채택해 베트남식이나 중국식 개혁·개방을 추구하기위해 북·미관계 개선이 필요하다. 미국 없이 중국에만 경제적 지원을 받을 경우 중국의 입김이 세져 오히려 휘둘릴 수 있는 상황이다
마음이 급해진 북한이 김계관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보내 트럼프의 답장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또 중재자 역할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도 기대된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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