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여전히 제자리 걸음
-호텔들 국내외 관광객 유치 안간힘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서울지역 호텔 수가 최근 4년사이 배 이상 증가한 가운데, 관광객 수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호텔 공급과잉 후폭풍이 현실화하고 있다. 관광업계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해 온 인바운드 시장을 다변화하고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일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지역 호텔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관광객 수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온다는 소식에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으나 호텔 업계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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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2013년(12월말 기준) 191곳이었던 서울시 호텔업체 수는 지난해에는 399곳으로 급증했다. 호텔의 객실 수도 같은 기간 2만9828실에서 5만3454실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 숫자는 여전히 정체를 보이고 있다는 게 문제다.
한국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10년 이후 성장세를 보이다가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해 1323만여명으로 줄어들었다. 이후 2016년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1724만여명으로 늘었지만 지난해 북핵 위협과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 등으로 다시 1333만여명으로 급감했다.
다만 최근들어 방한 관광객이 늘어나는 조짐은 보이고 있다. 지난달 방한 관광객은 133만1709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3.8% 늘어났다. 특히 방한 중국인 수는 36만6604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0.9%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시행된 단체관광 금지조치가 풀린 데 따른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일각에선 한반도 해빙 무드로 중국 관광객이 몰려온다는 소식에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으나 업계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하다.
업계에선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위기 전 호황기에 비하면 최근 관광객 증가세는 미풍 수준이라며, 예전까지로의 완연한 회복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광객 증가세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인데다 ‘초저가 상품’으로 인해 수익구조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호텔업계는 최근 가족 단위 관광객 등 내국인과 일본ㆍ동남아 관광객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일본ㆍ동남아 관광객 유치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사드 사태 이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었다”며 “개별 관광객이 들어오긴 하지만 일부 프로모션을 제외하고 중국인에만 초점을 맞춘 마케팅은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여름휴가철을 맞아 도심 속 바캉스를 즐기려는 내국인 관광객을 위해 휴식과 자연의 정취 등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한 이벤트를 앞세워 고객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광 인프라인 호텔 공급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여행업계나 전문가들은 관광산업에 도움이 되는 일로 큰 문제로 볼 수 없다며, 중요한 것은 증가하는 객실이 아닌 관광객이 적은 현실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내국인이나 일본인ㆍ동남아 관광객들로 채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호텔들마다 국내에 머무는 고객 유치에 주력하겠지만 정상화 단계로 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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