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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SE★인터뷰②] 유이 “30세에 무너짐 느껴···‘오작두’로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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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이가 ‘데릴남편 오작두’를 통해 과거의 우울함을 벗어내고 한 단계 밝아질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유이는 2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MBC 주말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극본 유윤경, 연출 백호민 한진선)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데릴남편 오작두’는 극한의 현실을 사는 30대 중반 직장여성이 오로지 결혼한 여자, 즉 유부녀라는 소셜 포지션을 쟁취하려 데릴 남편을 구하면서 시작되는 역주행 로맨스 드라마. 유이는 극 중 열혈 PD 한승주를 맡아 가야금 명장의 유일한 후계자이자 자연인 오작두와 달달한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2009년 그룹 애프터스쿨로 데뷔한 유이는 MBC ‘선덕여왕’(2009)을 시작으로 연기 활동을 병행해왔다. ‘미남이시네요’ ‘오작교 형제들’ ‘버디버디’ ‘황금무지개’ ‘상류사회’ ‘결혼계약’ ‘불야성’ 등 브라운관에서 활약했다. 지난해 KBS2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에 출연한데 이어 ‘데릴남편 오작두’까지 ‘열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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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제작발표회와 비교할 때 밝아진 것 같다.

원래는 울렁증이라는 게 하나도 없었는데 어느 순간 엄청 떨게 됐다. 제작발표회나 JTBC ‘한끼줍쇼’ 촬영 때도 되게 많이 떨었다. 누군가의 압박이나 질문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실수하는 거 아닌가라는 압박이 왔다. 나 혼자 숨고 나를 죽이고 있었다. 정말 혼자만의 바보 같은 생각이었다. 아무도 나한테 잘못했다고 안 하는데. 그러면서 되게 반성을 했다.

-많이 떨고 숨죽이게 된 계기가 있나.

되게 밝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개인적인 일로 크게 타격을 받으니 무너지게 되더라. 내 편이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딱 서른(2017년)이 됐을 때였다. 웃으면서 사람들에게 ‘저 괜찮아요. 안 아파요’라고만 하면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받아들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

개인적으로 믿었던 사람에게 신뢰를 잃는 일을 당했다. 저는 모든 일이 사람과 사람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승주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나는 일만 바라보고 피해 주지 않고 살려고 했는데 왜 누군가가 나를 죽이려고 하지’. 저도 그랬다. 난 잘못한 게 없는데 이 사람이 왜 나한테 피해를 주려고 하지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제 자신이 무너지더라.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괜찮아’ ‘여태까지 열심히 해왔어’하는 얘기들이 다 안 들렸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팬분들, 새로운 회사 관계자분들도 안 보였다. 나는 필요가 없고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라는 생각까지 했다. 일과 김유진(유이 본명)이라는 사람을 따로 봤어야 됐는데 이걸 합쳐서 본 거다. 나하나 이런 일을 안 해도 상관없을 텐데 왜 굳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해야 하나, 오래 쉴까 생각도 했다. 공황장애까지는 아니었지만 우울하다는 생각이 있던 찰나에 승주에게는 작두가, 저에게는 작품이 나타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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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는 본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

승주는 굉장히 걸크러시고 밝고 솔직한 친구다. 국장님이든 대표님이든 그렇게 유명하다는 오혁이든 ‘네가 누군데’하고 따진다. 사실은 승주에게 제가 힐링을 받고 싶었다. 작가님과 감독님을 처음 뵙는데 제가 이런 상황이라고 하면서 울었다. 그러니까 ‘작두에게 힐링 받아보자’고 하시더라. 그래서 할 말 다 하고 액션팀이 있는데도 몸도 쓰고 그랬다.

-이번 작품을 연기하면서 아픔을 많이 극복했나.

개인적으로 밝아진 걸 느낀다. 겉으로만 밝아지는 게 아니라 나를 사랑해야 진짜 밝아진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승주에게 많이 배웠다. 내가 나를 사랑해야 다른 사람이 밝아 보인다는 것을 승주 때문에 알았다. 도움을 많이 받은 작품이다. 승주를 통해 하고 싶은 얘기 다 하고 예쁨도 많이 받았다. 희망을 얻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됐는지 궁금하다.

승주는 참 오지랖이 넓다. 엄마도 만났다가 방송국도 갔다가 가야금 만들려고도 갔다가 에릭조, 은조도 만났다. 이렇게 정신없이 다니니까 힐링이 됐나 싶을 정도로 되게 정신없이 다녔다. 그러다 보니 저도 정신없이 다니게 됐다. 사람들을 만나고 얘기도 하고 웃으면서 떠들다 보니 많이 울고 웃고 화낼 수 있었다.

지금까지 쌓아두고 참는 성격이었다면 그걸 조금은 푼 것 같다. ‘나 아파’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 부모님과 통화도 자주하게 됐다. 저희 아버지(김성갑 SK 와이번스 수석코치)도 경기에서 지면 졌다고 전화를 하시더라(웃음).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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