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겨진 철판 틈에 부서진 여행가방
4층 객실 구역엔 교복 등 유류품도
조타장치 관련 기기 분해·조사 중
미수습자 5명 7월 초 본격 수색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는 지난 10일 직립한 선체 내부를 이날 언론에 공개했다. 선체 일부가 아닌 전체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자가 D데크와 위쪽 C데크를 잇는 경사로를 오르자 오른쪽에 작은 문 하나가 나왔다. 선체 위아래 층을 연결하는 계단 통로가 있는 곳이다. 세월호는 맨 꼭대기에 조타실이 있는 N(5층)데크가 있고, 그 아래 객실층인 A(4층)·B(3층)데크, 화물칸인 C(2층)·D(1층)데크, 기관실인 E(지하)데크가 차례로 있다. 이정일 선조위 사무처장은 “기관실은 펄이 가득차 있어 수색을 못한 곳”이라며 “앞으로 집중적으로 미수습자 수색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똑바로 세워진 세월호 선체 내부가 24일 오전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단원고 학생들이 머물렀던 4층 객실 주변을 취재진이 살펴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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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아래로 내려가 화물칸인 C데크 선수 갑판 쪽으로 이동했다. 바닥에 녹이 슨 고정 장치가 보였다. 화물을 고정할 때 쓰는 고리인 ‘D링’이다. 권영빈 선조위 1소위원장은 일부 D링에 납작한 로프가 연결된 것을 가리키며 “화물이 완전히 고박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고 불량한 정도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시 첫 진입 지점인 D데크로 복귀하자 선미 쪽에 작은 출입구가 눈에 띄었다. 이정일 사무처장은 “배의 방향타를 조절하는 타기실”이라며 “사고 순간 선체의 움직임 등과 관련해 정밀 조사가 필요한 공간”이라고 했다. 선조위는 조타 장치 관련 기기를 분해해 분석 및 조사를 하고 있다.
선조위는 이날 한 시간 가량 기관실과 조타실 등 일부 공간을 제외하고 세월호 선내를 공개했다. 육안상으로 ‘외부 충돌설’을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세월호가 닻을 내린 상태에서 운행하다 사고가 났다’는 이른바 ‘앵커(닻) 침몰설’에 대해서도 선조위는 “선체 수색 또는 인양 과정에 발생한 앵커 체인 절단 외 앵커의 모든 상태가 정상적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정일 처장은 “침몰 원인을 밝히기 위한 33가지 조사용역을 발주해 5, 6가지를 제외하고 결과가 나왔다”며 “이를 토대로 8가지 항목(분야)에 대한 조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종 종합보고서 작성 시점은 7월 10일~20일 무렵으로 내다봤다.
5명의 미수습자 수색과 관련해서는 “해양수산부 세월호 후속대책추진단이 6월 중 3주간 준비를 거쳐 7월 초 본격 수색에 나설 것으로 안다”며 “4층 객실 좌현 협착 부위와 기관실 구역에서 수색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선조위 활동 기한은 8월 6일까지다.
목포=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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