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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대응자제했던 트럼프, 펜스 비난에 회담 취소 전격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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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북 외무성 부상, 펜스에 "아둔한 얼뜨기"

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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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게 된 데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 대한 북한의 비난이 결정적인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앞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으며 미국이 우리와 마주앉지 않겠다면 구태여 붙잡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있다"고 경고했다.

최 부상의 담화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21일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합의를 이뤄내지 않으면, 리비아가 끝난 것처럼 끝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됐다.

최 부상은 펜스 부통령의 인터뷰를 언급, "북조선이 리비아의 전철을 밟을수 있다느니, 북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안은 배제된 적이 없다느니,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수 없는 비핵화라느니 뭐니 하고 횡설수설하며 주제넘게 놀아댔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또 "핵보유국인 우리 국가를 고작해서 얼마 되지 않는 설비들이나 차려놓고 만지작거리던 리비아와 비교하는 것만 봐도 그가 얼마나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인가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들은 이 담화로 격분했으며, 강하게 대응하길 원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특히, 구체적으로 펜스 부통령 개인을 타깃으로 비난한 데에 분노했다고 전했다.

미 고위 관리에 대한 북한의 비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계관 북한 외무상 제1부상은 지난 16일 담화를 통해 마이크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리비아를 핵보유국인 우리 국가와 대비하는 것 자체가 아둔하기 짝이 없다"며 혹평했다.

이날 로이터통신도 펜스 부통령에 대한 북한의 비난은 백악관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도록 만든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한계(last straw)"였다고 백악관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내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미회담 개최에 의욕을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강경한 성명에도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리비아 모델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 고려하는 게 전혀 아니다"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건) 리비아 모델과 많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난했던 볼턴 보좌관을 뒤에 세워둔 채 이같이 말했다.

지난 22일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방식으로 '일괄타결' 해법을 재확인했지만 "한꺼번에 이뤄진다는 것은 물리적인 여건으로 봤을 때 불가능할 수도 있다"며 향후 입장 변화의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북한이 수용할 경우 체제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부유해지고 번영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북 고위급 회담 연기로 시작된 북한의 태도 돌변과 10여일 간 지속된 적대적 태도에 트럼프 대통령도 강한 대응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취소 의사를 밝힌 데에 "의미 파악을 시도 중"이라고 밝혔다.
allday3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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