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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자유한국당, 이재명 ‘욕설 음성 파일’ 공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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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후보자 검증 차원” 주장

‘네거티브’ 논란 거세질 듯



한겨레

자유한국당 누리집 첫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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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24일 당 공식 누리집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의 욕설이 담긴 녹취파일을 공개해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갈등을 빚은 친형 부부에게 한 욕설이 녹음된 것으로, 앞서 지난 9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경기 지역 필승대회에서 “(욕설 파일을) 유세차에 틀어놓으면 경기도민들이 절대 안 찍는다. 3%도 못 나온다”고 공세를 펼친 바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당 누리집 접속 첫 화면에 ‘경기도지사 이재명 후보 6대 의혹 국민들께서 판단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을 배치했다. ‘자세히 보기’를 누르면 자유한국당 공식 블로그 페이지로 이어지는데, 문제의 음성 파일을 종류별로 상세히 들을 수 있도록 배치했다. 자유한국당 홍보본부는 “23일 최고위원회를 거친 결과, 국민의 알 권리와 공공의 이익을 위한 ‘후보자 검증 시리즈’를 시작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음성 파일은 2012년 언론에 처음 공개된 것으로, 이재명 후보가 어머니에 대한 셋째 형의 폭언 등에 대해 형의 부부에게 거칠게 항의한 통화 내용이 편집된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해당 파일이 동의 없이 녹취됐다며, 2016년 5월 공개금지 가처분 및 공개자(이 후보 친형)에 대한 배상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에서는 국민의 알권리 차원으로 제3자가 공개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취지의 법률 해석을 받아 공개를 검토해왔다.

앞서 남경필 후보는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의 음성 파일을 거론하며, “이틀 전 (음성파일을) 들었는데 충격적이었다”면서 이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지만 당시에도 파일 자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 ▶관련 기사 보기 : 남경필 ‘이재명 형수 욕설 파일’ 들고 나왔다 되레 ‘역풍’ )

남경필 후보는 음성파일 공개를 꺼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11일 대구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남 후보에게 음성파일 공개를 권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남 후보에게) 유세차에 이재명이 형수와 형에게 육두문자 쓰면서 입에 담지 못할 말한 것 틀어놓고 끝에 가서 한 마디만 하라고 했다. (남 지사가) 가처분 신청이 들어 오면 어찌하냐고 한다. 재판 끝날 때까지 계속 하다가 신청하는 순간 그것이 화제가 되어서 도민들이 다 알게 된다. 그러니까 가처분이 어떻게 되든 말든 상관없이 시작할 때 모든 유세차에 다 틀어라. 그러면 연설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자유한국당이 음성 파일 공개를 강행한 것 역시 홍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남경필 후보가 밀리는 등 열세가 이어지자, 판세를 흔들려는 목적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쪽은 즉각 반발했다. 이 후보 쪽은 “녹음파일의 공개는 지난 판례에서 보듯 명백한 불법”이라며 “홍준표 대표 및 박성중 홍보본부장에 대하여 즉각 민형사상 모든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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