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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죽다 살아난 러시아 이중스파이 딸이 처음으로 밝힌 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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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3월 초 영국 솔즈베리에서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노출돼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던 전직 러시아 이중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의 딸 율리아 스크리팔. [율리야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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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 영국에서 독살될 뻔했다가 살아난 전직 러시아 스파이의 딸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중독됐다가 회복한 율리야스크리팔(33)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율리야는 현재 영국 보호를 받으며 런던에서 머물고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번 일에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었다"라며 "내 삶은 엉망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와 내가 모두 암살 시도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어 다행이지만, 회복 과정이 무척이나 고통스러웠다"고 덧붙였다.

율리야는 자신에게 발생한 육체적, 정신적 변화를 받아들이려 애쓰고 있으며 아버지의 건강이 회복되면 다시 조국인 러시아로 돌아가고 싶다고도 했다.

다만 현재로써는 러시아 대사관의 도움을 받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도움을 주겠다는 대사관 제의는 감사하지만, 지금은 이를 이용하고 싶지 않다"며 "이미 얘기했듯 누구도 아버지나 나를 대신해 이야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어떻게 신경작용제에 노출됐고, 누가 이 같은 시도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앙일보

지난 3월 초 영국 솔즈베리에서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노출돼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던 전직 러시아 이중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오른쪽)과 그의 딸 율리야 스크리팔 [율리야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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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3월 초 율리야는 아버지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함께 영국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 벤치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러시아 스파이였던 세르게이는 영국에 기밀을 넘긴 혐의로 러시아에서 복역했다. 출소 후 세르게이는 영국으로 망명했다가 암살당할 뻔했다.

영국 당국은 이들이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노출된 점을 근거로 러시아를 암살 시도 배후로 지목했다.

이들 부녀는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은 뒤 지난달 퇴원했다.

한편 이날 율리야의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 대해 러시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아직 그녀를 보거나 관련 소식을 듣지 못했다"면서 율리야가 영국의 압력으로 인해 인터뷰를 가졌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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