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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식물 노화 속도 조절하는 ‘DNA 네트워크’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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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IBS 식물노화·수명연구단 주도…‘NAC 트로이카’ 발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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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직전 단계(18일)에서 일어나는 NAC 전사조절 네트워크의 전환/자료=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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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 식물 노화·수명연구단이 식물연구를 위한 모델식물인 애기장대에서 노화 속도 조절에 관여하는 주요 유전자(DNA)를 찾았다고 24일 밝혔다. 또 이들 유전자들 간의 발현 관계를 네트워크 형태로 분석, 노화 조절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도 성공했다.

식물이 노화되는 정도나 형태는 수많은 종류의 노화 유전자들이 상호작용하며 발현되는 양상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노화 유전자의 전사를 조절하는 전사인자군은 노화 단백질의 발현을 조절, 노화에 주된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서 ‘전사’는 DNA를 원본으로 사용하여 RNA를 만드는 과정, ‘전사인자’는 특정 유전자의 DNA 서열에 결합해 해당 유전자의 전사 과정을 제어함으로써,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는 인자를 말한다.

하지만 노화 특성상 이 전사인자군에 해당되는 유전자들의 상호작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없어지거나 새롭게 발생한다. 정적인 분자유전학적 연구만으로는 노화 현상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이에 IBS 연구팀은 유전자 혹은 단백질 간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시간에 따라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 생물학 기법을 활용, NAC라 불리는 전사인자군에 해당되는 노화 유전자 총 49종을 대상으로 이들끼리의 상호 전사조절 관계를 네트워크 형태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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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C 트로이카 변이체와 잎 노화와의 상관성/자료=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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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에 따르면 네트워크 분석 결과, 서로 전사 작용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상호작용하던 NAC 유전자들이 노화가 시작되기 직전 즉, 잎이 생긴 지 18일째 되는 날 서로의 전사 작용을 늘리는 방향으로 상호작용했다.

연구진은 전사조절의 방향성이 반대로 바뀌는 노화 직전 단계를 식물 노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로 보고, 이 시기에 NAC 유전자 네트워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유전자 3종을 찾아내 ‘NAC 트로이카’로 명명했다.

연구팀은 이들 세 유전자를 분리해 기능 연구를 수행한 결과, 노화 시작 직전 단계에서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ROS)와 살리실산(SA) 반응이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NAC 트로이카가 식물 노화를 억제하는 데 적극 관여한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NAC 트로이카에 해당되는 세 유전자의 기능을 보다 확실히 파악하기 위해 세 개의 유전자 중 하나씩 혹은 두 개씩 제거해 해당 유전자의 기능이 손실된 변이체를 관찰했다. 그 결과, 제거한 유전자 조합에 따라 활성산소 혹은 살리실산이 증가해 잎이 조기에 노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노화억제 기능을 지닌 NAC 트로이카가 NAC 유전자의 전사조절 네트워크를 통제해 식물 잎의 노화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찾은 NAC 트로이카를 제거하거나 발현을 강화하면 노화를 촉진하거나 늦출 수 있어 식물 노화 조절 메커니즘 규명에 한 발 더 다가설 것”이라고 기대했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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