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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한은 금리 동결]금리는 동결했지만...커지는 고민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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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4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삼성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5월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한은이 금리인상에 나서기에는 경기와 물가 모두 어려운 상황이다. 고용 등 실물 지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어 3%대 성장을 달성할 지 여부도 미지수다.

한은 입장에서 고민이 되는 부분은 외부변수다. 국제유가 인상으로 미국이 금리를 빠르게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한은이 금리동결을 지속할 경우 금리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자본유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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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한 실물지표
한은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우리 경제는 전기 대비 1.1% 성장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2.8% 성장하는 데 그쳤다. 목표였던 3% 성장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올해 3%대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 2·4분기에 반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수출과 고용 등 주요 지표에서 '빨간불'이 켜졌다. 수출은 지난달 18개월 만에 1.5% 역성장했다. 취업자 증가폭을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2월부터 4월까지 연속 3개월 이상 10만명대에 그칠 정도로 부진에 빠져 있다.

물가 상승률을 보면 지난해 10월부터 1%대로 떨어져있다. 목표치가 2%인 점을 고려하면 격차가 큰 것이다. 특히 올 들어 1·3분기(1~3월)의 경우 물가 상승률이 1.3% 그칠 정도다.

지난 4월 물가 상승률의 경우 1.6%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물가가 기조적으로 상승세를 탔다고 보기는 힘들다. 현재는 수요측 물가 상승압력 보다는 국제유가의 상승이 물가를 올리고 있는 모양세다. 따라서 올 하반기 남북관계 개선과 경제협력(경협)이 가시화로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물가에는 하방압력으로 작용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17일 임지원 신임 금융통화위원 임명장 수여식 후 가진 인사말에서 "우리 경제가 비교적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해오고 있지만 대내외 여건이 만만치 않아서 앞으로의 경제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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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금리 인상 우려 커져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동결을 결정되면서 미국과의 금리 격차에 대한 우려는 커졌다.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한·미 기준금리 폭이 50bp(1bp=0.01%포인트)까진 제한적 영향만 나타냈지만 100bp까지 벌어지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월평균 2조7000억원 이탈했다. 현재 한·미 금리역전 폭은 25bp다. 미국이 6월을 시작으로 올 하반기에만 3차례 인상할 경우 한·미 금리 차는 100bp까지 확대된다. 올 하반기 외국인 투자금 유출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최근 국제유가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어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더한다. 국제유가는 브렌트유가 한 때 배럴당 80달러를 넘는 등 들썩이고 있다. 우리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의 가격도 70달러대 중반까지 치고 올라간 상황이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유가가 오르면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물가가 오르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 압박을 받는다"며 "올해 미국 금리인상 횟수가 (예상보다) 한 차례 더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 일부 신흥국 경제가 휘청이고 있어 신흥국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될 수지도 있다.

이 때문에 한은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여건이 받쳐주지 않는데 미 금리인상 흐름에 떠밀려 올리면 가계와 기업은 이자부담을 커진다. 반대로 국내 상황만 고려해 금리 동결을 지속하면 자본유출이 발생하면 위험하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 하반기 한 차례 정도의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 기존 최대 2차례까지 가능하다는 전망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시점에서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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