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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단독] 백악관, ‘김정은·트럼프 회담’ 기념주화 판매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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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미국 백악관 기념품 판매점(White House Gift Shop)은 2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첫 북·미 정상회담을 기념하는 주화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이 회담이 실제로 열릴 수 있을지 불투명하고, 백악관이 기념주화부터 제작한 데 대한 정치권 안팎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으나 백악관은 이에 굴하지 않고, ‘트럼프-김정은 평화회담’이라고 명명된 이 기념주화를 백악관 공식 기념품 판매점을 통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에 나섰다.

이 기념주화는 백악관 기념품 판매점 웹사이트(whitehousegiftshop.com)에 접속해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 기념주화는 2종류로 하나는 개당 75 달러(약 8만 1100원)이고, 또 다른 하나는 개당 25달러이다. 백악관 기념품 판매점은 그러나 ‘오늘의 딜’ 상품으로 이 주화를 선정해 각각 59달러와 20달러로 할인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이날 보도했다.

백악관통신국(WHCA) 산하 백악관군사실(WHMO)은 지난 21일 ‘트립 코인’(trip coin)으로 불리는 이 기념주화의 앞면과 뒷면을 공개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기념주화의 앞면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최고 지도자 Supreme Leader) 김정은’이라고 이름이 새겨져 있고, 성조기와 인공기를 배경으로 두 지도자의 흉상이 나란히 마주 보는 자세로 배치됐다. 특히 김 위원장을 국무위원장이나 노동당 위원장과 같은 공식적인 직함 대신 북한 당국이 사용하는 ‘최고 지도자’로 부른 게 눈길을 끈다.

이 기념주화 앞면에 한글로 ‘평화회담’이라고 새겨져 있고, 영어로 다시 ‘Peace Talks’로 표기해 놓았다. 국호로는 미국(United States of America)과 함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이라는 공식적인 명칭을 사용했다. 이 기념주화의 뒷면은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의 모습을 담았고, ‘대통령 방문’(Visit of the President)이라는 문구와 ‘도널드 J. 트럼프’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다.

미국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잔혹한 독재자인 김정은의 얼굴을 기념 주화 디자인에서 빼라고 요구했다. 뉴욕 타임스(NYT)는 이 기념주화가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에 독재를 합법화하기를 갈구하는 사인을 보내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백악관이 주화 디자인과 제작 과정에서 어떤 제안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미국의 언론 매체 ‘더 위크’는 만약 북·미 정상회담이 무산되면 이 기념주화는 ‘레어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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