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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오입금 가상통화, '준다' '못준다' 말 바꾼 업비트에 고객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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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기술적 문제로 복구 못한다던 업비트, 돌연 50만~100만원 수수료 받고 복구해 주기로 입장 선회]

머니투데이

/삽화=임종철


최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국내 대표 가상통화(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업비트가 잘못 입금된 가상통화 처리와 관련해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오입금된 가상통화는 기술적으로 복구가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다가 최근 복구가 가능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해 고객을 우롱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복구 수수료로 많게는 100만원을 받으면서 고객 불만이 커지고 있다.

22일 가상통화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투자자 이모씨는 미국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인 비트렉스에서 구매한 가상통화 디지바이트(DGB)를 업비트로 옮기는 과정에서 디지바이트 지갑이 아닌 비트코인 지갑 주소로 잘못 입금했다. 잘못 보낸 디지바이트는 78만여개로 당시 시세로 1억5000만원 규모였다.

복구를 위해 업비트 본사를 방문하자 담당 직원이 “아직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오입금 실수가 잦으니 도의적인 책임으로 무료로 찾아주겠다”고 말했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이씨는 하지만 이후 4개월이 지난 이달 중순까지도 업비트 측은 찾아주는 대신 자꾸 말을 바꾸며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이 기간 디지바이트 시세는 4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장모씨 역시 지난달 업비트에 보관된 약 800만원 상당의 이더리움 클래식을 본인 전자지갑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이전에 쓰던 업비트 다른 가상통화 전자지갑으로 잘못 전송했다. 문제는 업비트 내부에서 발생한 오입금 임에도 기술상 문제를 내세워 반환이 거절됐다는 사실이다.

이런 문제가 지속되자 업비트 오입금 피해자 수백 명은 익명 채팅방을 개설해 사례를 수집하며 소송 등 단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오입금된 가상통화 복구 처리를 해달라며 업비트 본사를 단체방문해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자 돌연 지난 15일 업비트 측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오입금 된 가상통화에 대해 사례별로 복구해 주겠다고 밝혔다. 가상통화에 따라 복구하는데 3~30일 가량이 걸리고 50만~100만원의 별도 수수료가 청구된다는 입장도 전했다. 경쟁사인 빗썸에서는 오입금이 발생하면 100% 무료 반환 처리하고 있는 점도 고객들이 불만을 표출하는 이유다.

피해자들은 일단 복구가 가능해진 것에 대해 안도하면서도 업비트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에 대해선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모씨는 “업비트 측은 지난 4개월 동안 기술적 문제로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면서 “이제 와서 갑자기 해 주겠다는 것은 뭔가 속임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그동안 디지바이트 등 일부 가상통화가 기술적으로 복구가 안돼 어렵다고 안내했지만 고객과 원활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며 “수개월 동안 오입금 처리 복구를 위해 내부 시스템은 물론 협력사와 수개월 동안 테스트 과정을 거쳐야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시스템 개발이 완료돼 공지사항으로 발표한 것으로 갑작스럽게 말을 바꾼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송학주 기자 hakj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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