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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IF] '메탄 미스터리'에 빠진 과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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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미국 환경보호기금(EDF)이 메탄 배출 관측을 위해 오는 2021년까지 발사할 인공위성 ‘메탄샛’. /EDF




과학계가 '메탄(CH₄) 미스터리'로 시끄럽다. 최근 메탄이 급증하고 있지만 정확히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와 함께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다. 과학자들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누출에서부터 가축의 트림이나 방귀의 증가, 벼농사 증가까지 다양한 원인을 제시하고 있지만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국(NOAA)은 지난달 초 전 세계 메탄 월 배출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해마다 500억t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데 이 중 70%가 이산화탄소이고 메탄은 30%를 차지한다. 하지만 메탄은 온난화를 일으키는 정도가 이산화탄소의 25배에 이른다. 또 이산화탄소는 기후 협정 등 각국의 감소 노력으로 증가세가 꺾인 반면 메탄은 2000년대 중반 감소세를 보이다가 최근 가파르게 늘며 지구온난화를 가속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통상 메탄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탄소 동위원소 13의 양을 측정한다. 탄소 원자량은 14인데 그보다 가벼운 동위원소 13은 주로 천연가스에 많다. 천연가스의 주성분이 메탄이다. 1980년대 탄소 동위원소 13의 양이 크게 늘었는데 당시 구 소련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에서 누출이 일어났던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탄소 동위원소 13이 줄었는데도 메탄이 늘고 있다. 일부 과학자는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토양에 갇혀 있던 메탄이 배출됐거나 온난화로 열대우림이 확대되면서 생물성 메탄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중국·인도·동남아시아에서 농업과 목축의 증가로 논·가축이 방출하는 메탄량도 급증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논과 같은 습지나 가축에서 나오는 메탄에는 탄소 동위원소 13이 적다.

반대로 여전히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존 워든 미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천연가스의 누출이 계속되고 있지만 산불이 줄어 탄소 동위원소 13이 적게 나온다"고 주장했다. 산불은 천연가스보다 탄소동위원소 13을 더 많이 배출한다.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은 러시아나 중동처럼 방문하기 어려운 곳에 많다. 미국 환경보호기금(EDF)은 정확한 메탄 배출 관측을 위해 오는 2021년까지 인공위성 '메탄샛'을 발사하기로 했다. 이 위성은 우주에서 세계 석유·가스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50개 지역을 정기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다. 존 워든 연구원은 "세계 석유·가스 기업 중 메탄 배출량을 각국 정부에 보고하는 곳은 전체의 3%에 불과하기 때문에 정확한 배출 통계를 내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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