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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히말라야 눈 녹아 내리자 위기에 빠진 라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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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설산으로 둘러싸인 라다크 일대.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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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최북단에 위치한 인도, 파키스탄, 중국 3국의 접경지 라다크 주민들이 기상이변으로 위기에 처했다. 라다크는 분리독립 움직임으로 잘 알려진 인도 잠무카슈미르주에 속해 있으며, 인도와 파키스탄 국경분쟁의 주무대인 해발 6,700m 시아첸 빙하 지대를 품고 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22일(현지시간) 라다크 주민 2만명 이상이 시아체 빙하의 급속한 해빙으로 침수 위험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주민들이 2010년 라다크 중심 도시 레(Leh)에서 발생한 홍수 침수로 234명이 죽고 800명이 실종된 이후 강둑 보강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해 왔다고 전했다.

히말라야 산맥의 시아첸 빙하 지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전쟁터 중 한 곳으로 불린다. 인도와 파키스탄 양국이 이 지대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주민 일부는 군에서 짐꾼으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기도 한다.

라다크인들은 여름철 설산에서 녹아 흐르는 물줄기는 농사에 반드시 필요한 생명수였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여름철 빙하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이상 급증하면서 홍수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주민들은 그 동안 홍수의 원인을 빙하가 위치한 누브라 계곡 일대에 주둔한 인도와 파키스탄 군대 때문으로 믿어왔다.

그러나 알자지라에 따르면 각종 연구 결과, 최근 홍수가 지구 온난화 영향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에는 강수량이 줄고 여름에는 폭우가 내리면서 눈사태가 이어져 홍수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 인도 기상국이 1973년부터 2008년까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겨울인 11월부터 3월 사이 강수량이 매년 줄었다. 잠무카슈미르주가 마련한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책에도 시아첸 빙하 면적은 1969년 994.99㎢에서 2001년 912.9㎢로 20% 이상 줄었다.

주민들은 빙하의 해빙 위험 속에서도 주정부가 극단적 기후 변화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라다크 주민 자치회의 모세스 쿤장은 “잠무카슈미르주 정부는 2014년 스리나가르에서 280명의 사망자를 낸 대규모 홍수 사태가 다시 발생하고 나서야 몇 차례 회의를 열었다”며 “라다크인의 삶의 방식까지 바꿀 장기 대책은 여전히 없는 것으로 안다”고 알자지라에 밝혔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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