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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北식당, 유엔 제재 불구 캄보디아서 여전히 성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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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프놈펜 북한 식당 3곳…韓관광객 상대로 영업중"

"北식당, 당·軍 등이 운영…김정은 정권의 현금 창출원"

韓외교부 "50개 이상 국가서 6만여명 종사"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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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지난 해 미국 주도로 이뤄진 유엔의 대북(對北) 제재에도 캄보디아에서 북한 식당 3곳이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는 북한의 수도 ‘평양’을 상호에 포함시킨 식당 3곳이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식당에선 블루베리 와인과 인삼 등 북한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었으며, 종업원들은 북한 노동자들로 모두 북한 국기 모양의 뱃지를 달고 있었다. 주요 고객은 한국인 또는 외국인들이었고, 식사 도중에는 음악 연주에 맞춰 노래를 하는 북한 특유의 공연도 진행됐다.

현지언론 프놈펜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2015년에는 8개의 북한 식당이 캄보디아에서 운영됐다. 작년 유엔 제재 이후 다소 줄어들었지만 일부 점포가 남아 여전히 성업중이라게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이들 식당이 수년 간 북한 정권의 현금 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으며 유엔 제재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출신의 윌리엄 뉴컴 미국 국방문제연구센터(C4ADS) 연구원은 “북한 종업원들이 일하고 있는 북한의 해외 식당들은 합작투자 사업 아니면 최소 협력단체”라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지난해 9월초 북한이 제6차 핵실험을 강행한 직후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2375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여기엔 북한이 단독으로 운영하든, 합작투자 또는 협력단체 방식으로 운영되든 사업 방식을 불문하고 북한의 모든 해외 사업들을 올해 1월 9일까지 폐쇄토록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은 올해 말까지 북한에 즉시 송환토록 요구하고 있다.

캄보디아 측은 유엔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화 및 이메일 취재 요청엔 응답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또 식당에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북한산 제품을 판매하고 북한인 종업원들이 일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한 종업원은 식당에서는 현금으로만 결제가 가능하며 벌어들인 돈이 어디로 갔는지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김병연 서울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북한이 중국, 동남아시아, 러시아, 동유럽 등지에 100개 이상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캄보디아 내 식당 역시 이러한 거대한 현금 조달 네트워크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아직도 50개 이상의 국가에서 약 6만여명의 북한인들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 교수는 “해외 북한 식당들은 모두 국영 기관 중 하나와 함께 운영되고 있으며, 북한 노동당, 군대, 내각 또는 지방정부일 수 있다”며 “모든 식당 직원들은 나이, 외모, 노래 실력 등의 기준으로 선발된다. 노동당원일 필요는 없지만 북한 정권의 기관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은행들이 유엔 제재 이후 북한 정부를 지원하는 모든 계좌를 폐쇄하거나 송금하는 것을 중단했다”면서 “최근엔 북한 식당들이 정권을 지원하기 위한 돈을 마련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엔 제재에도 북한 식당이 프놈펜에 남아 있게 된 것은 캄보디아가 전통적으로 북한과 우호 관계를 유지해온 영향도 있다. 노로돔 시아누크 캄보디아 전 국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북한과 “특별한 관계”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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