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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작아진 물, 커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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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증가와 휴대용 선호에

300㎖대 소용량 연 40% 급성장

정수기도 직수형 ‘미니’가 대세

경향신문

때이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마시는 물’ 시장이 커지고 있다. 생수 소매시장은 올해 8000억원 규모를 넘어서 2020년에는 1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그간 포화상태로 여겨졌던 정수기 시장도 직수형·소형을 중심으로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환경과 건강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안전하고 깨끗한 물 제품 수요로 이어지면서 생수와 정수업계 모두 ‘물 전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올해 키워드는 작고 가벼운 ‘미니’이다.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영향 때문이다.

■ 생수시장, ‘미니’로 성장

올해 1분기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약 1670억원 규모로 지난해 1550억원에 비해 7.7% 성장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무더위가 시작되기 이전에 나타난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지난해 7810억원이었던 시장규모는 올해 8000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생수는 더울수록 잘 팔리는 품목이기도 하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적당히 더운 날씨에는 청량음료처럼 ‘맛을 낸’ 음료가 잘 팔리는 반면 기온이 34도를 넘는 폭염기에는 몸이 본능적으로 찾는 물이 더 잘 팔린다”고 말했다.

올해 생수 시장의 두드러지는 특징은 소용량 제품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1인 가구가 늘고, 휴대성이 주요 구매포인트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삼다수는 기존 500㎖와 2ℓ 용량에 올해 330㎖와 1ℓ짜리 제품을 추가할 계획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300㎖대의 미니생수 시장 성장률은 연간 40%로 연평균 6.7%인 국내 생수시장 성장률보다 훨씬 높다. 휴대성이 좋아서 여성 소비자들에게 인기인 데다 500㎖보다 남길 일이 적어 행사용으로도 많이 쓰인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아이시스의 주력 용량인 500㎖, 2ℓ제품뿐만 아니라 1인 가구를 위한 1ℓ를 비롯해 회의용 300㎖와 어린이용 ‘피카추’ 캐릭터를 넣은 200㎖짜리도 선보이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다양한 용량을 선보이면서 ‘아이시스’의 올해 1~5월 매출이 약 45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9% 늘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생수시장의 ‘양극화’도 진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청정 수원지를 적극 내세우는 중·고가대의 생수와 대형마트의 저가 PB(자체브랜드)상품으로 소비시장이 분화 중”이라며 “중간 가격대의 제품들은 시장에서 점차 점유율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닐슨데이터 추이를 보면 제주삼다수와 백산수의 시장점유율은 2013년 각 38.3%, 3.7%에서 2017년 41.5%, 7.5%로 지속 성장하는 추세를 보이는 반면, 수원지 브랜드가 강하지 않은 비슷한 가격대 생수의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반 이상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물맛이나 브랜드를 엄격하게 따지지 않는 소비자들에게는 대형마트의 가성비 높은 PB제품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국샘물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500㎖ 샘물 가격은 롯데마트 PB제품이 150원, 삼다수가 최고 800원으로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 정수기 시장도 ‘미니’가 견인

기존 ‘저수형 정수기’에 비해 물통이 없어 몸체가 날씬한 ‘직수형 정수기’가 렌털제품으로 보급되면서 1인 가구 소비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직수형 정수기의 올해 시장점유율은 60%를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1위인 코웨이 관계자는 “과거에는 3~4인 가구 가입자가 많았던 반면 최근에는 정수기와 공기청정기를 렌털하는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라며 “크기가 작아 넓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품질이 좋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특히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면서 ‘빌려 쓰는’ 것에 익숙한 1인 가구는 렌털업계의 ‘큰손’이다.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2015년 전체가구의 27.2%인 1인 가구 비율은 2035년 34.3%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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