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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홍준표 재신임 '6곳 사수' 달렸다···정계개편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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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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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후에 진행될 정계개편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3일 선대위원장직 수락 이유를 설명하면서 한 말이다. 손 위원장이 거두절미하고 ‘6ㆍ13 지방선거 후 정계 개편’을 기정사실화할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보수-진보 정치 지형이 요동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실제 ‘포스트 6·13’에서 정치권 지각 변동을 부를 수 있는 요인은 적지 않다. 선거를 고작 20여일 앞두고 민주당으로 무게중심이 쏠린 상황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좀처럼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특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내부 혼선과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 과정에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 등 보수진영이 정치권 ‘헤쳐모여’의 진앙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지방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2020년 총선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보수 쪽은 어떤 식으로든 변화의 몸부림을 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방선거에서 구체적인 성적표, 그 중에서도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재신임 조건의 마지노선으로 정한 ‘광역단체장 6곳 사수’가 변화의 실마리가 될 거라는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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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불기 2562년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22일 오전 대구 동구 도학동 동화사에서 열린 팔공총림 동화사 봉축대법회에 참석해 동화사 주지 효광 스님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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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한국당 완패 시나리오다. 극단적으론 더불어민주당이 현재 광역단체 9곳뿐 아니라 경기ㆍ인천 탈환 및 부산ㆍ울산ㆍ경남 교두보 확보에 성공하고 한국당이 ‘TK(대구ㆍ경북) 자민련’으로 쪼그라들 경우다. 한국당에선 지도부 책임론이 분출하면서 홍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홍 대표는 조기 전당대회 카드로 반전을 꾀할 것으로 보여 홍 대표와 반홍 세력 간 파열음을 낼 것이란 예상이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한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가 김문수 한국당 후보를 상당한 격차로 앞서고, 여기에 정당 득표율에서도 바른미래당이 한국당에 뒤지지 않는다면 한국당으로선 최악의 결과”라고 말했다. 손 위원장의 정계 개편론도 내심 한국당과 홍 대표를 밀어내고 야권 구심점으로 서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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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바른미래당 중앙선대위원장이 21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 및 전국 공천자 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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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반대의 경우는 한국당의 ‘6곳 승리+α’ 시나리오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의석수는 많았으나 잔뜩 움츠러들었던 한국당으로선 전환점을 마련하게 된다. 홍 대표 역시 리더십을 회복하며 보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 중도보수 주도권을 놓고 다투었던 바른미래당은 사실상 와해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한국당이 선거에서 일정 성과를 거두면 한국당 중심의 개혁과 변화 추진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럴 경우 지방선거 전체에선 민주당이 앞섰다 해도 ‘사실상 패배’의 결과인 셈이 된다. 민주당으로선 문책론 등 후폭풍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2년 차 안정적 국정 운용을 위해 민주평화당과의 적극적 연대 내지 통합을 도모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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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오른쪽), 장병완 원내대표가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ㆍ18 민주화운동 38주년 전야제에 참석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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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같이 맞물리는 게 평화당 선거 결과다. 당 정체성 기반으로 삼고 있는 호남 광역단체장 성적에 따라 진로가 좌우될 것이기 때문이다. 평화당 한 당직자는 “호남에서 한 곳도 당선시키지 못하면 결국 한뿌리인 민주당과 뭉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솔직히 많다”고 전했다.

다양한 이합집산 시나리오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정치권 지각 변동이 미미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민주당 내 ‘전략통’으로 꼽히는 한 의원은 “민주당은 평화당을, 한국당은 바른미래당을 주변화하면서 진보-보수 진영 재편을 주도하고 싶겠지만, 현실적으로 다양한 욕구를 분출하려는 사회적 흐름으로 인해 양당 체제로의 복원 시도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구ㆍ권유진ㆍ정용환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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