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텔레그램 비밀방 통해
30대 이하 젊은 회원에게 지시
안철수 우호 댓글엔 “역따 눌러라”
비공감 집중적으로 늘리기도
댓글 조작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드루킹’ 김동원(가운데)씨가 지난 10일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 강제 소환되고 있다. [중앙포토]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3일 중앙일보 취재 결과 김씨는 평소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자신의 정치 사조직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에게 “기계를 돌려라”는 말로 댓글 공감 수 조작을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드루킹은 사실 대통령 선거, 국내 정치 활동에나 관심이 있었지 정보ㆍ기술(IT)에 대해선 문외한이나 다름없었다”며 “실제로 경공모는 킹크랩의 개발ㆍ설계에서부터 실제 작동까지 모든 작업을 둘리ㆍ서유기 등 비교적 IT에 밝은 젊은 회원에게 의존했다”고 말했다.
드루킹이 경공모 고위 회원들만 가입할 수 있는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KBS-new) 등에서 댓글 기계 작동을 지시하면 주로 컴퓨터공학과 학사 소지자인 ‘둘리’ 우모(32)씨, 그리고 ‘서유기’ 박모(30)씨 등이 “예 킹님” 하고 답했다고 한다. 한 수사팀 관계자는 “드루킹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기계’로 통칭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공모 회원이 공개한 텔레그램 대화 내용. 드루킹의 댓글 조작 지시 내용이 나온다. [중앙포토]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비록 드루킹 김씨는 킹크랩의 성능ㆍ개발 수준 등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지만, 킹크랩은 PC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작동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프로그램이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클라우드는 프로그램 구동이 원체 가볍다고 한다”며 “언론이나 수사기관이 당초 예상했듯 물리서버ㆍ중앙컴퓨터 같은 대형 장치는 전혀 필요 없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에선 온라인 상태로 서버를 ‘언제나, 원하는 만큼’ 빌려올 수 있다.
드루킹이 생각한 댓글부대, 댓글기계 개념도 [출처 드루킹 네이버 블로그]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경공모 내부에선 댓글에 비공감을 누르는 행위는 ‘역따(따봉의 반대)’로 지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전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를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우호적인 댓글이 ‘베스트댓글(베댓)’으로 올라올 경우, 경공모 내부에서 “역따 작업을 해야 한다”는 식으로 메시지가 오갔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