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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입지 흔들리는 볼턴…이번엔 ‘비선실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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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NYT “볼턴 뒤에 ‘그림자 NSC’

비공식 측근들에 지나친 의존”

직원 입단속·신규채용에 개입

정책결정 과정 이해충돌



한겨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의 최강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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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취임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비공식 측근 그룹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볼턴 보좌관의 강경한 대북 발언이 새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그의 입지가 안팎으로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볼턴 보좌관이 오랜 측근과 지인 그룹의 조언을 받고 있고, 이들이 막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볼턴 보좌관의 비공식 인맥이 ‘섀도 국가안보회의’로 불리고 있다고 했다. 또 측근 그룹이 국가안보회의 직원의 기밀 누설 단속이나 직원 대량 이탈, 그 자리를 채울 신규 직원 후보 검토 과정 등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뉴욕 타임스>와 <폴리티코>는 볼턴 보좌관의 측근 가운데 가장 논란이 이는 인물로 로비스트 출신이자 컨설팅 회사 ‘글로벌 임팩트’ 운영자인 매슈 프리드먼(64)을 꼽았다. 그는 1980년대에 미국 국제개발처에서 볼턴과 첫 인연을 맺은 뒤 사실상 볼턴의 비공식 비서실장 역할을 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프리드먼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아무 직책도 없지만 이 조직의 대규모 인적 교체를 옹호하며 이를 통해 생긴 빈자리를 오랜 측근 그룹으로 채울 것을 볼턴 보좌관에게 조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국가안보회의가 새로 뽑을 직원을 인터뷰하거나 조직 내부 구조에 관한 정보도 검토했다. 프리드먼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정권 인수위에서 활동했지만 회사 이메일로 정부 관련 업무를 처리하다 경질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외교안보 라인 개편에 민간인이 개입했다면 뜨거운 논란이 불가피하다.

볼턴 보좌관의 다른 측근인 찰스 쿠퍼만은 새달 초에 활동 기간이 끝나는 임시직인 국가안보회의 선임보좌관을 맡으며 시간당 78.67달러(약 8만5000원)의 자문료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쿠퍼만은 프리드먼의 ‘글로벌 임팩트’ 자문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볼턴 보좌관이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을 지낼 때 보좌관으로 함께 일했던 프레더릭 플라이츠(56)와 특별보좌관이었던 데이비드 웜저 등도 국가안보회의 합류 가능성이 점쳐지는 측근 그룹으로 거론된다. 볼턴 보좌관이 매파 후보의 정치자금 지원을 위해 만든 정치행동위원회(PAC)에서 일했던 크리스틴 새뮬리언은 이미 국가안보회의에 합류했다.

<뉴욕 타임스>는 볼턴 보좌관이 계속 오래된 측근들에게만 의존할 경우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해충돌이 발생하고 다양한 의견 대신 같은 목소리만 양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방 공무원 조직을 연구하는 비영리기구인 ‘공공서비스 파트너십’의 맥스 스타이어 대표는 이 신문 인터뷰에서, 보좌관이 바뀔 때마다 발생하는 인적 교체 등으로 인한 “(정책의) 연속성 결여가 미국에 실질적 위험을 야기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 집권) 16개월 동안 (보좌관 교체로) 세 번이나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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