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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할아버지, 존경해요"…구본무 회장 향한 추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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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고(故) 구본무 회장 마지막 길에 온라인상에서도 추모 쏟아져…"존경 받는 기업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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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서 열린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발인식에서 고인의 영정사진이 보이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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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회장님이 검소하게 수목장이라니…다시 한 번 존경을 표합니다." - 누리꾼(mije****)

"작년에 수목원가서 여직원들 피자·아이스크림 사주시고, 회장님이기 이전에 할아버지 같았다." -누리꾼(92hy****)

"그 나무곁에…도움 받은 많은 영혼들이 인사갈겁니다." - 누리꾼(dehw****)


22일 고(故) 구본무 회장이 영면한 관이 운구차에 올랐다. 영정 사진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재계의 큰 별이자 일찍 고인이 된 발인식이었다. 장지는 고인이 평소 즐겨 찾았던 경기도 곤지암 인근지역이었다. 구 회장의 유해는 화장된 뒤 '수목장'으로 치뤄질 예정이었다. "마지막 가시는 길에 예를 올리겠습니다. 일동 경례." 유족들은 눈물을 흘렸다.

슬픔을 함께한 것은 유족·관계자들 만이 아니었다. 구 회장을 평소 존경해오던 이들도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댓글 등을 통해 기꺼이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LG직원, 무관한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주부, 학생까지. 나이도 직업도 가지각색이었지만 추모의 뜻은 같았다. "너무 일찍 가셨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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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발인식에서 이희범 LG상사 고문이 고인의 마지막 배웅을 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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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은 다양했지만 공통적인 한 마디가 있었다. "존경한다"는 말이었다. 갑질 논란에 각종 파문에 휩싸이기 일쑤였던, 대다수 오너 일가와 구 회장의 뒷모습은 달랐다. "품격이 다른, 존경 받을만한 기업인이었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한 누리꾼(in2a****)은 "어느 대기업 직계가 자신의 묘도 없는 수목장을 선택하느냐"며 "독립군 지원 기업 LG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LG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이 임시정부에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실제 그는 일제감정기 시절이었던 1942년, 독립운동가 백산 안희제 선생에게 당시에는 거금이었던 1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칫 망할 수도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독립운동을 지원한 것이다.

LG 직원들이라 밝힌 누리꾼들이 전한 구 회장 관련 미담도 많았다. 한 누리꾼(andi****)은 "회사에서는 몇 번 못 뵀지만 그래도 참 편안하고 기분 좋은 만남으로 기억돼 눈물이 난다"며 "낮은 사람에게도 겸손하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92hy****)도 "평직원한테도 농담 툭툭 던지시며 거리낌없이 대해주는 분, 아버지·할아버지 같은 분이셨다"고 회상했다.

구 회장이 2015년 만든 'LG의인상'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귀감이 되는 의인과 영웅들에게 관심을 갖고 뜻을 기리겠단 취지로 만든 상이다.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희생한 의인에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평소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었다. 최근에는 '투스카니 의인' 한영탁씨(46)가 받았다. 그는 지난 12일 제2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에서 자신의 차량으로 고의 사고를 내 생명을 구했다. 많은 이들이 감동 받은 한씨에게 LG는 기꺼이 의인상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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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1일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에서 필사적으로 인명을 구한 이양섭(53·왼쪽부터), 이호영(43), 이상화(71)씨, 김종수(64) 씨와 이재혁(16)군, 이기현(29) 씨 등 6명은 ‘LG 의인상’을 받았다./사진=LG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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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청년을 채용하겠다는 2년 전 약속을 지킨 일도 훈훈한 화제가 됐다. 최형수씨(26)는 이달 초 LG화학 여수공장 업무지원팀 소속 사회공헌 담당자로 입사했다. 그는 2016년 'LG의인상' 수상자로 당시 대구 지하철 1호선 명덕역 승강장에 떨어진 시각장애인을 발견해 구했다. 당시 LG는 "졸업 후 채용하겠다"고 했는데 실제 약속을 지켰다.

남형도 기자 hu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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