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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지구 보호막 오존층…이젠 중위도 상공에서 얇아져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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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상공 성층권에 나타난 오존 구멍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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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여 년 동안 국제 사회의 노력으로 지구 생태계의 보호막인 오존층 규모가 크게 줄었으나 여전히 위협 요인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성층권 오존층은 태양 자외선으로부터 지구 생명체를 지켜주는 역할을 하지만 인류가 배출한 프레온가스로 인해 파괴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환경부가 22일 오존층 파괴 주범인 프레온 가스 냉매의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대기환경 보전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입법 예고는 40일간 진행되며, 개정안은 오는 11월 29일 시행될 예정이다.

냉매는 에어컨이나 냉동·냉장기기 등에서 열을 낮추려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물질을 말하는데, 프레온 가스로 불리는 수소불화탄소(HFCs)와 수소 염화불화탄소(HCLCS), 염화불화탄소(CLCS) 등이 냉매로 사용된다.

오존층 파괴하고 온난화도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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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에어컨 냉매용 프레온가스를 회수하여 재생시키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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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관계자는 "냉매 물질은 오존층을 파괴하는 오존층 파괴물질이면서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이기도 하다"며 "냉매 물질은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140~1만1700배에 이르는 온실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냉매의 생산·수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냉매 회수 등과 관련해서는 환경부가 관리하고 있다.

환경부는 입법 예고한 개정안에서 관리대상 냉매 사용기기의 범위를 정했다. 이에 따라 하루 냉동 능력 20t 이상인 기기로써, 음식물을 냉동·냉장 보관하거나, 제조공정에서 의약품 등의 제품을 냉동·냉장 보관하는 기기, 아이스링크 제빙용 등으로 사용되는 기기 등이 관리 대상에 포함된다.

관리대상 냉매 사용기기를 보유한 사업장은 냉매관리 기준에 따라 냉매를 관리하고, 냉매 관리 기록부를 작성해 그 사본을 매년 한국환경공단에 제출해야 한다. 냉매 정보관리 전산망에 입력하는 방법으로 제출할 수도 있다. 냉매 관리기록은 2019년도부터 작성하면 되고, 첫 관리기록은 2020년 2월 말까지 제출하면 된다.

개정안에서는 또 냉매 회수업 등록제 시행을 위한 등록 기준과 등록 절차도 제시했다. 다만 2019년 5월 28일까지는 냉매 회수업 등록 없이도 냉매 회수업을 계속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냉매의 안정적인 회수를 위한 안전유지기준과 냉매 회수 용기 등의 보관기준도 신설했다. 냉매 회수를 전후해 냉매 누출 여부를 확인하는 등 회수 점검 기준도 추가했다.

중위도 지방 오존층은 더 얇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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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층(Ozone layer) 분포 곡선. 세로축은 고도(km)를, 붉은색과 검은색 선은 오존농도를 나타낸다. 대류권(troposphere)보다는 성층권(stratosphere)에서 오존 농도가 높다. 지표면 근처에는 다시 대기오염으로 인해 오존 농도가 상승하기도 한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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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남극 상공의 오존 구멍(Ozone hole)이 가장 커졌을 때는 9월 11일 1878만㎢에 이르렀지만, 과거 30년 동안 연간 최대치로는 가장 작았다. 이는 1987년 9월 채택되고 1989년 1월에 발효된 '오존층 파괴물질에 관한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국제 사회가 프레온 가스 생산과 사용을 규제한 덕분이다. 한국도 1992년 2월 의정서에 가입(1992년 5월 발효)했다.

하지만 오존 구멍과 관련해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월 '사이언스'는 극지방 성청 권의 오존 구멍은 줄었지만,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중위도 지방에서는 오히려 오존층이 얇아졌다고 지적했다. 중위도 성층권에서도 상층부는 오존층이 회복되고 있지만, 저층부는 얇아졌다는 것이다.

사이언스는 "다이클로로 메탄(dichloromethane)과 같은 수명이 6개월 정도로 매우 짧은 물질이 오존층을 파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물질 수명이 짧아 높은 곳까지는 도달하지 못해 성층권 저층부에만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위도 지방에서 오존층이 얇아지면, 더 많은 자외선이 지구 표면에 도달한다. 사람들 사이에서 피부암이나 백내장 발생 위험이 커지고, 양서류나 식물플랑크톤 등도 피해를 보게 된다. 극지방 오존 구멍보다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수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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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양대기국(NOAA) 소속 과학자가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에서 염화불화탄소 농도 측정을 위해 공기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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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 17일 '네이처'에서는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2010년 이후 국제적으로 생산이 전면 금지된 염화불화탄소(CLCS)의 대기 중 농도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염화불화탄소의 하나인 CFC -11의 경우 2002년부터 10년간 감소했으나, 2012년부터 감소세가 주춤해졌다. 국제 과학자 연구팀은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2012년 이후 CFC -11 배출량을 늘리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불법적인 생산과 사용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오존층 회복을 위해서는 중위도 성층권의 오존층 파괴 원인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진행돼야 하고, 프레온 가스의 생산과 사용에 대한 감시와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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