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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란 “미국의 새로운 핵 합의안에 굴복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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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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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새롭게 요구한 이란 핵 합의안에 대해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전면 거부했다. 이란이 협상 가능성을 일축하고 ‘마이웨이’를 선언함에 따라 미국과 이란의 정면대결이 불가피해 보인다.

AFP 통신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과 전 세계를 좌지우지하려는 당신(폼페이오)은 도대체 어떤 자인가”라면서 “(12가지 조건을)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연설했다. 그는 “오늘날 세계는, 미국이 내리는 결정을 수용하지 않는다. 국가들은 자국의 독립성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이 같은 이란의 반발은 폼페이오 장관이 제시한 안이 사실상 이란에 백기투항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란에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을 종용하면서 미국의 경제 제재에서 벗어나려면 12가지 요구사항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라늄 농축 중단과 탄도미사일 개발 종료, 이란 내 모든 핵 관련 시설에 대한 접근 허용, 시리아 내 이란군 전면 철수 등등 사실상 이란의 손발을 묶는 조치들이다.

이란은 강하게 반발하며 자력갱생 의지를 높이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전날 “미국과 이를 지지하는 다른 열강은 이란을 무릎 꿇릴 수 없다”면서 “오히려 우리는 두 발로 서서 우리의 갈 길을 거침없이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럽연합(EU) 역시 미국의 새로운 이란 전략에 대해 “기존 합의를 대체할 생각이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연설은 이란 핵 합의 탈퇴가 해당 지역을 어떻게 핵확산으로부터 더 안전하게 만들지, 또는 이란 핵 합의가 미치는 범위 밖에서 우리가 얼마나 더 유리한 위치에서 이란의 행실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관해 설명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그러면서 “이란 핵 합의의 대안은 없다”고 강조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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