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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가정의달, 부부건강③] 과도한 ‘홈술’ 즐기는 부부…알코올중독도 같이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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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달 5월…휴일도 많아 집에서 한잔하는 부부 많아

-미국 연구 결과…배우자 이어 알코올중독 될 위험 14배

-함께 음주하는 탓…한쪽이 알코올중독 생겨도 못알아채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올해로 결혼 2년차인 회사원 소모(37ㆍ여) 씨는 최근 남편과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에 푹 빠졌다. 원래 소 씨는 음주를 즐기는 편이 아니었지만, 자칭 애주가인 남편과 매일 한두 잔씩 마시다 보니 주량이 부쩍 늘었다. ‘홈술’을 즐길수록 남편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부부 사이도 더 좋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이달에 많은 술을 사 놓은 소 씨. 그러나 결혼 전에 비해 갑자기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돼 건강에 대한 걱정도 크다.

가정의 달, 5월은 유난히 기념일과 휴일도 많다. 특히 올해 5월은 쉬는 직장이 많은 근로자의 날(1일)과 공휴일인 석가탄신일이 모두 화요일이라, 징검다리 연휴가 두 차례나 됐다. 더욱이 지난 21일은 ‘둘(2)이 만나 하나(1)가 된다’는 부부의 날이어서, 부담 없이 집에서 한잔을 즐기는 소 씨 부부 같은 사람들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배우자의 잘못된 음주 습관을 다른 사람이 따라갈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함께 ‘홈술‘을 즐기다 함께 알코올의존증(알코올 중독)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사랑중앙병원의 이무형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알코올전문병원협의회장)은 “’부부는 서로 닮는다‘는 말처럼 함께 살아가다 보면 말투, 행동, 식습관은 물론 건강행태까지 비슷해지기 쉽다”며 “특히 음주 습관은 본인뿐 아니라 부부 상호 간 정서, 생활, 건강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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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함께 집에서 술을 즐기는 부부가 늘고 있다. 가정의 달인 5월은 휴일이 많고, 올해는 징검다리 연휴도 두 차례나 있어 한잔하기 더 없이 편한 시기다.하지만 부부가 함께 음주하는 경우 술 문제를 자각하기 어려운 만큼 평소 올바른 음주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제공=다사랑중앙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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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배우자가 과음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과음할 위험이 1.98배 높았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도 남편이 알코올장애로 진단을 받으면 배우자가 같은 질환으로 진단을 받을 위험이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장은 “적당량의 술은 대화를 유도하고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하지만 음주가 반복되면 습관이 된다”며 “나중에는 배우자와 함께 있는 시간에 음주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술이 없으면 허전함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부부가 함께 술을 마시기 때문에 한쪽이 알코올 중독 증상을 보여도 인지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이 원장은 “주로 배우자와 술을 함께 마셔 온 부부는 서로의 술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거나 오히려 음주를 조장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며 “이러한 ‘술친구형 부부’는 가정 내 갈등이나 문제를 같이 술로 해결하다 보니 결국 부부가 함께 알코올 의존증에 노출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부간 음주 습관 차이는 불화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부부가 함께 음주해도 술 문제를 자각하기 어렵다. 평소 올바른 음주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부의 날과 가정의 달을 맞아 서로의 음주 습관을 점검해보고 문제가 있다면 함께 금주와 절주를 실천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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