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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국 성인남성 사망자 3명 중 1명은 흡연으로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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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사망자 3만6548명 추정… 다른나라도 최소 20% 담배로 사망

韓 음주 영향 사망은 11명 중 1명

고위험 음주자가 흡연비율도 높아… '술 마시면 담배 유혹' 통계로 확인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남성 사망자 셋 중 하나는 담배 영향을 받아 숨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술에 따른 사망도 전체 성인 남성 사망자 11명 중 1명꼴이다. 흡연에 따른 사망자는 점진적으로 감소 추세이지만 음주에 따른 사망자 수는 최근 들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3%는 흡연, 8.4%는 음주 때문

인제대 산학협력단(김광기 보건대학원 교수 등)이 최근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음주·흡연 폐해 연관성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 남성 가운데 흡연에 영향을 받은 사망자 수는 3만6548명으로 추정됐다. 30세 이상 성인 남성 사망자 셋 중 하나(33.2%)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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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암학회는 지난 3월 보고서에서 "2016년 전 세계에서 흡연으로 인해 510만여명이 사망했고, 주요 55개국 성인 남성 사망자 중 최소 20%가 담배 때문에 숨졌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1998년도 흡연율 자료(66.3%)와 2015년 통계청 사망 원인 통계 등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예컨대 폐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00명 있고, 폐암 중 30%가 흡연 때문에 발생했다고 하면 흡연에 따른 폐암 사망자를 30명으로 계산했다.

흡연에 따른 질병 41가지 모두에 대해 이런 방식으로 계산해 더하면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흡연에 따른 사망자 수는 2003년 4만87명, 2012년 4만9704명, 2015년 3만6548명 등 최근 들어 감소하는 추세다. 연구 책임자인 김광기 교수는 "지금 흡연율을 떨어뜨려야 20~30년 뒤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같은 방식으로 분석한 음주에 따른 사망자 수는 2015년 기준 1만2548명에 달했다. 19세 이상 성인 남성 사망자 중에서 8.42% 규모다. 음주에 따른 사망자 수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소폭(1만2995→1만1560명) 줄다가 2013년(1만1613명)부터 다시 반등했다.

◇'술 마시면 담배 당긴다'속설은 진실

음주·흡연에 따른 사망자 수만 놓고 보면 음주보다는 흡연의 폐해가 커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담배가 술을 부르진 않지만, 술은 담배를 부른다"면서 "성공적인 금연 정책을 위해서라도 절주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 분석에서 2015년 성인 남성 가운데 26.7%가 매일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술을 마시고, 한 자리에서 소주 7잔 이상을 마시는 '고위험 음주자'는 전체 성인 남성 중 16.3%였다. 고위험 음주자면서 동시에 매일 담배를 피우는 남성도 13명 중 1명(7.8%)꼴이다.

연구진은 "음주·흡연을 동시에 하는 사람 비율 추이를 분석하면 고위험 음주자 비율의 변화 추이와 비슷한 기울기를 보였다"고 말했다. 흔히 말하는 '술 마시면 담배가 당긴다'는 속설이 통계로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한 62세 남성은 연구진 인터뷰에서 "담배를 끊으려고 해도 술자리에 가면 혼자 안 피울 수가 없다"고 했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 흡연율은 2010년 48.3%에서 2016년 40.7%로 꾸준히 감소 추세다. 2015년 1월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고, 같은 해 12월부터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의무화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15세 이상 국민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2010년 8.9L에서 2015년 9.14L로 되레 소폭 늘었다. 15세 이상 국민 한 명이 1년에 500mL짜리 대용량 캔맥주(5도) 366캔을 마시는 셈이다.

김광기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금연 사업은 늘고 있지만 음주 예방 사업은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라면서 "술·담배의 폐해를 줄이려면 우선 음주 문화부터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이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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