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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LG그룹 '구광모 시대'로, 승계자금 마련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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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지분 안정적이나 총수로서 개인지분 확대 예상

판토스 지분 활용 승계재원 마련 시나리오 거론

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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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구본무 LG 회장이 지난 20일 타계함에 따라 23년 만에 LG그룹의 승계작업이 이루어진다. '포스트 구본무' 시대를 이끌 구광모(40) LG전자 상무의 지배력 확보 방안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7일 LG그룹이 구광모 상무를 지주사 ㈜LG의 등기이사로 선임하겠다고 밝힌 것은 구본무(73) 회장의 임종이 임박한데 따른 후계 대비 차원이다.

구 상무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친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이다. 그룹 경영권을 장자에게 물려준다는 승계 원칙에 따라 아들이 없는 구 회장이 2004년 양자로 들였다. LG그룹은 고(故) 구인회 창업주에 이어 장남인 구자경 명예회장(93)이 70세까지 그룹 경영을 맡았다. 구 명예회장은 1995년 장남인 구본무 회장에 경영권을 승계하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LG그룹을 이끌 구 상무의 가장 큰 과제는 LG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지주회사 ㈜LG 지분 확보다. ㈜LG는 LG화학(30%), LG전자(34%), LG생활건강(34%), LG유플러스(36%) 등 주력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주요 자회사들은 사업부문별로 수직계열화 된 손자회사를 두고 있다.

㈜LG 최대주주에 올라서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다. 사주 일가 등이 보유한 우호 지분이 절반 가까이에 달해 경영권은 안정돼 있으나 그룹 총수로서 구 상무의 개인 지분 확대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 상무가 보유한 ㈜LG 지분율은 6.24%다. 구 회장(11.28%)과 숙부인 구 부회장(7.72%)에 이은 3대 주주다. 구 상무의 ㈜LG지분은 2006년 2.75%에 불과했으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그간 지분 보유량을 꾸준히 늘려 왔다.

구 상무는 2007년 희성전자 지분 14.9%를 전량 매각해 ㈜LG의 주식을 사들였고, 2014년엔 친부인 구본능 희성전자 회장으로부터 190만주(지분율 1.10%)를 증여받았다. 희성그룹 계열 깨끗한나라의 대표이사이자 고모부인 최병민 회장도 2016년말 구 상무에게 200억원 규모의 ㈜LG 지분 0.21%(70만주)를 증여해 지배력 강화에 힘을 실었다. 최 회장은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둘째 딸인 구미정씨의 남편이다.

구 상무의 추가 지분 확보 방안으론 상속과 증여, 오너 일가 내 지분 교환 등의 방식이 거론된다. 구 회장 소유 지분(11.28%)은 구 상무가 넘겨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구 상무의 ㈜LG 지분은 17.5%로 늘어난다. 단숨에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친부인 구본능 회장 지분(3.45%)도 순차적으로 구 상무에게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 구 상무가 보유했던 LG상사와 ㈜LG로부터 받은 배당금과 희성금속 지분 매각대금 등 자체 자금도 그룹 지배력 확대 과정에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상속과 증여 등에 따르는 막대한 세금이다. 30억원 이상 상속과 증여 세율 50%를 적용하면 구 상무가 구 회장의 지분을 넘겨받는 데에만 7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에선 구 상무가 보유한 비상장 물류계열사 판토스 지분 활용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구 상무는 LG상사 자회사(지분율 51%)인 판토스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구 상무를 포함해 LG가 4세들이 들고 있는 지분율은 19.9%다.

대기업 비상장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 기준인 '오너 일가 지분 20% 이상' 요건을 가까스로 피해가는 지분 구조다. 현 정부의 재벌 개혁 기조를 감안하면 구 상무가 판토스 지분을 들고 가기엔 부담이 커 보인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10대 그룹 CEO(최고경영자)와 만나 일감 몰아주기 자발적 해소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구 상무가 판토스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하거나 구 부회장이 보유한 ㈜LG 지분과 맞바꾸는 방안이 일부에서 거론된다. LG 사정을 잘 아는 재계 관계자는 "구 부회장의 계열분리 대상 계열사로 LG상사가 언급되는데 구 상무와 구 부회장이 각자 보유한 판토스와 ㈜LG 지분을 활용해 그룹 지배력 확대와 계열분리에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구 상무가 상속세를 판토스 지분으로 납부하는 방법도 오르내린다.

LG그룹은 다만 그룹 경영권과 지분 구조 변화는 당장 급한 중대 변수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재 구본무 회장 등 총 32명의 특수관계인들의 ㈜LG 지분율이 46.65%에 이르는 만큼 구 상무의 추가 지분 확보를 서두를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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