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구본무 회장 별세]'이웃집 아저씨’처럼 소탈했던 회장님…애도 이어져

댓글 10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사업에선 엄격한 승부사 였지만 평소 아랫사람 존중·배려

약속시간보다 30분 먼저 도착해 상대를 기다리기도

사내 행사에서 직원과 똑같은 티셔츠차림으로 일일이 격려

직원들과 격의 없이 다니며 흔쾌히 셀카도 찍어

뉴시스

구본무 LG 회장은 직원들과 똑같이 행사로고가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함께 어울렸다.지난 2002년 5월 구 회장(가운데)이 한 행사장에서 직원들과 대화를 나는 모습. 사진=LG 제공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구본무 LG회장의 별세를 애도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끊이지 않는 갑질 논란 속에 반재벌 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에서 겸손과 배려의 리더십을 펼쳤던 그의 존재가 얼마나 각별했는지 보여주는 방증이다. 그의 LG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경영성과뿐 아니라 생전 ‘존중과 배려’의 리더십을 갖추고 있었고 ‘이웃집 아저씨’ 같이 소탈했던 모습 때문이기도 하다.

구본무 회장은 사업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엄격한 승부사였지만, 평소에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에서 우러나오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구 회장의 존중과 배려는 작은 것이라도 자신이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려고 하는 데서 잘 드러난다. 그는 항상 약속시간보다 30분 먼저 도착해 상대방을 기다리는 등 작은 약속이라도 소중히 여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은 ‘LG 테크노 콘퍼런스’에서 만난 대학원생들과 “다음에 다시 한 번 자리를 만들겠다”며 식사 일정을 약속했는데, 이후 2013년 5월 구 회장이 방미 경제사절단으로 가게 되면서 일정이 겹치게 됐다. 구 회장은 이 대학원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틀에 걸친 빡빡한 일정을 모두 마친 뒤 잠깐의 휴식도 마다하고 곧바로 귀국했다고 한다.

당시 구 회장은 대학원생들에게 “신용을 쌓는 데는 평생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다. 피곤했지만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어제 밤에 귀국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틈틈이 경영진에게도 ‘자만을 경계하는 마음가짐’을 가질 것을 당부하면서 리더로서의 배려와 소통을 강조해왔다.

해외 사업장을 찾을 때면 현지 임직원들에게 “제가 이곳에서 환영 받고, 또 LG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은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여러분들이 멀리 타국에서 고생하고 노력해준 덕분”이라고 말하곤 했다.

이 같이 구 회장의 겸손한 품성과 더불어 전문경영인에 대한 권한 위임의 경영 방식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 받는 부분이다.

뉴시스

지난 2016년 2월 LG테크노콘퍼런스에서 대학원생들과 격없이 대화하는 구본무 LG회장. 사진=LG 제공


구 회장은 재벌 총수 같지 않게 매우 소탈하고 검소한 면모를 지녀 구 회장을 처음 만난 사람은 대부분 놀라기도 했다.

일례로 구 회장이 부장 시절 해외출장을 함께 간 기업인사가 나중에 귀국해서야 동행한 구 회장이 그룹 회장의 맏아들임을 알고 놀랐다는 사실이 전해질 정도였다. 주요 행사에 참석하거나 해외 출장 시에도 비서 한 명 정도만 수행토록 했고, 주말에 지인 경조사에 갈 경우에는 비서 없이 홀로 가는 경우도 있다. 수수한 옷차림에 ‘이웃집 아저씨’ 같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직원들과도 소탈하게 어울리는 회장으로 재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회장 취임 초 그룹 임직원들을 시상하는 행사에 직원들과 똑같은 행사로고가 새겨진 티셔츠 차림으로 테이블을 일일이 돌며 임직원을 격려하기도 했다.

인재 유치 행사에서는 300여명에 달하는 참가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학생들의 요청에 흔쾌히 셀카 사진도 함께 찍으며 격의 없이 어울리기도 했다. 또 행사장에서 만난 학생들이나 직원들에게 격의 없이 다가가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라고 먼저 권하기도 하는 등 자상하고 마음씨 따뜻한 회장이었다.

jmkim@newsis.com

▶ 뉴시스 빅데이터 MSI 주가시세표 바로가기
▶ 뉴시스 SNS [페이스북] [트위터]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