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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POP이슈]"칸 최종 수상 불발"…그럼에도 '버닝'은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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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수상은 불발됐지만 영화 ‘버닝’이 칸국제영화제에서 남긴 성적은 괄목할 만하다.

19일 오후 7시 15분(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는 제71회 칸국제영화제의 폐막식이 진행됐다. 지난 8일 개막해 총 1906편의 영화가 여러 섹션을 통해 전 세계 영화 관계자 및 관객들에게 소개된 12일 간의 여정. 이날 폐막식에서는 경쟁부문에 진출한 21편의 영화와 단편영화 경쟁부문의 작품들이 총 9명의 심사위원단의 선택을 받아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됐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만비키 가족’에 영예의 황금종려상이 돌아갔고, 스파이크 리 감독의 ‘블랙 클랜슨맨’이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만비키 가족’은 할머니의 연금과 좀도둑질로 연명하던 한 가족이 어느 추운 겨울, 홀로 추위에 떨고 있는 다섯 살 소녀를 집으로 데려와 가족으로 삼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지난 2013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지 총 다섯 번째 만에 황금종려상의 영광을 안을 수 있었다. 아쉽게도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수상의 영광을 안지 못했다. 한국영화 중 유일하게 경쟁부문 초청작에 이름을 올렸던 ‘버닝’이었기에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비록 수상의 영광을 안지 못했지만 ‘버닝’이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남긴 족적은 꽤 괄목할 만하다. 지난 2000년 ‘박하사탕’이 칸국제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된 것을 시작으로 칸국제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이창동 감독. 이후 이창동 감독은 2007년 ‘밀양’, 2010년 ‘시로’ 경쟁부문에 초청받았다. 특히 ‘밀양’은 여주인공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줬고, ‘시’로는 이창동 감독 본인이 각본상의 영광을 안았었다. 그 후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신작으로 찾아온 이창동 감독에 대한 귀환은 그야말로 이슈를 이끌었다. 특히나 ‘버닝’의 작품성은 해외 평단과 언론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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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칸국제영화제에서 공식 상영회를 통해 전 세계 평단과 언론,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여진 영화 ‘버닝’. 이후 평단은 ‘버닝’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평점을 발표했던 미국 영화잡지 아이온시네마는 평점 5점 만점 중 3,8점을 부여했다. 이는 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발표된 22편의 경쟁부문 작품 중 최고점의 평점이었다. 영화제 기간 스크린인터내셔널이 발행하는 공식 데일리지 스크린 데일리 역시 평점 4점 만점 중 3.8점을 ‘버닝’에 부여했다. 이는 스크린 데일리가 칸국제영화제에서 부여했던 평점 중 최고의 평점이었다.

티에리 프리모 칸 집행위원장은 ‘버닝’에 대해 “대단하고, 훌륭하며 강한 영화”라며 “순수한 미장센으로서 영화의 역할을 다하며 관객의 지적 능력을 기대하는 시적이고 미스터리한 영화”라는 찬사를 남기기도 했다. 또한 마이크 굿리지 마카오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은 “칸에서 본 영화 중 최고였다”며 “최고의 연출력으로 최고의 연기를 끌어냈다”고 평을 남겼다. 이외에도 “마스터피스”, “완벽한 영화”라는 찬사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그야말로 칸 현지를 뜨겁게 달궜다. 물론 이러한 평단과 언론의 주목에도 황금종려상 수상을 선뜻 예상할 수 없었다. 칸국제영화제의 경우 9명의 심사위원단의 심사로만 수상 여부가 가려지기 때문이었다.

비록 본상 수상의 영광은 얻지 못했지만 ‘버닝’은 폐막식 직전 진행된 프랑스 칸 팔레드페스티벌에서 국제비평가연맹상을 수상했다. 이는 세계 영화 비평가들과 영화기자, 각국 평론가 단체가 가입된 국제비평가연맹이 수여하는 상. ‘버닝’이 가지고 있는 작품성에 대해 평론가들과 언론이 제71회 칸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 22개의 작품들 중 최고라 평가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창동 감독의 8년만의 귀환. 아쉽게도 칸국제영화제 본상 수상의 영광은 안지 못했지만, ‘버닝’은 칸국제영화제에서 작품성의 인정과 전 세계의 주목이라는 그 어느 것보다 값진 상을 안게 됐다.

한편,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 분)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혜미(전종서 분)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 등 내놓는 작품마다 높은 작품성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영화팬들을 열광시킨 이창동 감독의 6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지난 17일 개봉했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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