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45193006 0012018051745193006 03 0301001 5.18.7-RELEASE 1 경향신문 0

김동연, 혁신성장 보고하며 로마 황제를 언급한 까닭은?

글자크기
경남 양산의 자동차 부품회사 코렌스는 1996년 설립 이후 현대자동차, BMW 등에 납품하며 꾸준히 성장했으나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으로 위기에 처했다. 2015년 900억이었던 연간 수주액이 이듬해 반토막나 452억원까지 떨어졌다. 조용국 코렌스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수작업으로 하던 공정을 자동화하고 스크린을 이용한 통합·원격제어가 가능한 스마트공장을 구축했다. 그 결과 불량률이 생산단계에서 600분의1 수준으로 줄었고 원가가 연간 45억원 가량 절감됐다.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 것은 물론이다. 도요타·닛산 등과도 계약을 체결해 올해 수주액은 3096억원에 달한다 연구직 132명, 청년 204명을 고용하고 있고 사업 영역도 전기자동차 냉각 배터리 등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코렌스의 스마트공장 혁신 사례는 17일 서울 마곡 연구개발(R&D) 단지에서 열린 ‘2018년 대한민국 혁신성장 보고대회’에서 소개됐다. 혁신성장은 소득주도성장과 더불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의 양대 축이다. 지난해 11월 혁신성장 전략회의 이후 본격 추진됐다. 정부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혁신성장의 성과와 향후 추진계획을 논의했다.

■혁신성장 6개월 …활발한 창업, 미진한 성장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 1분기 신설법인 수가 2만6747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신규 벤처투자가 634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7%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코렌스 뿐 아니라 현대차의 수소차 미세먼지 절감장치, 시각장애인 엄마의 육아를 돕는 인공지능 스피커, 서울에서 원격 조종이 가능한 스마트팜 등도 민간의 혁신 사례로 소개됐다. 반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부족하고 획기적인 고용 창출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이 (혁신성장에 대해) 피부로 느끼는 가시적 성과는 아직 부족하다. 국제 경쟁에서도 경쟁국들은 뛰어가고 있는데 우리만 걸어가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공유경제나 개인정보보호 등과 관련된 규제 혁신이 이해관계자 대립, 사회 이슈화 등으로 지연됐고, 결국 새로운 시장 창출이 저해됐다”고 밝혔다. 택시회사의 반발에 부딛쳐 우버 공유택시의 도입이 막히거나, 관광산업 진흥을 위한 공유숙박의 제도화를 위한 입법이 계속 국회에 머물러 있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집권 2년차를 맞아 혁신성장의 성공을 위해 다양하게 기업을 지원하고 규제를 개혁할 뜻을 밝혔다. 초연결 지능, 스마트공장, 스마트팜, 핀테크, 에너지신산업, 스마트시티, 드론, 미래자동차 등 미래먹거리가 될 8대 핵심선도사업에 투자지원을 계속 강화키로 했다. 이를 통해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보급으로 일자리 7만5000개를 만들어 내고 에너지신산업 분야(15만개), 드론 연관 분야(4만4000개) 등을 포함해 약 3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공유경제와 개인정보보호, 원격의료 관련 규제 등 신산업과 신서비스 창출을 저해하는 20∼30개 대표 규제를 혁신할 계획이다.

노동시장의 구조개선도 추진할 계힉이다. 실업급여 등 사회안전망을 먼저 강화하되 이후 탄력근무를 강화하고 고용형태를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노동자를 보호하면서도 신산업 분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이 채용에 부담을 덜 느끼게 하자는 취지다. 아울러 원칙에 따른 한계기업 구조조정을 지속하되, 그동안 미흡했던 기존 철강이나 반도체 등 주력산업에 대해서는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원칙있는 구조조정을 계속해나가되 그동안 미흡했던 조선과 철강, 자동차 등 제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작업도 본격적으로 해나갈 방침이다.

■집권 2년차 …노동시장·규제개혁 본격화?

김 부총리는 이날 다양한 역사적 사례를 들며 신속한 규제개혁을 강조했다. 1885년 영국은 마차를 끌려면 운전수와 화부, 기수 등 사람 3명을 붙이고 통행 시마다 55m 전방에서 붉은 깃발을 들도록 하는 조례가 있었다. 30년 후 이 규제가 없어졌지만 영국의 자동차 업계는 미국과 독일에 크게 뒤처진 뒤였다. 또 유리 기술자가 깨지지 않는 유리잔을 진상하자, 이 유리잔이 자신이 가진 금·은의 자산가치를 떨어뜨릴까 우려해 기술자를 사형에 처한 로마 티베리우스 황제의 예를 들며 “공직자들이 부지불식 간에 민간의 혁신 의지를 꺾는 우를 범하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개혁의 속도를 늦춘다면 뒤쳐질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김 부총리는 “콜럼버스가 미 대륙에 1492년 도착했는데, 영락제 시절 명의 정화는 1400년대 초반에 대형 함대를 이끌고 아프리카에 도달했다는 기록이 있다. 영락제 사후 다음 황제가 신문물의 유입을 걱정해 항해를 금지했고,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 등은 명의 항해금지가 서양이 동양을 추월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짧고 가볍지만 사거리가 긴 활과 작고 빠른 말 등으로 신속하고 실용적인 전력을 갖춰 세계를 제패한 몽골기병의 예도 들었다.

문 대통령은 “과거 강력한 산업정책으로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산업을 키웠고, 외환위기 이후 벤처 붐을 일으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았다”며 “성장과 고용의 한계에 직면한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혁신성장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경향비즈 바로가기], 경향비즈 SNS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 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