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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자녀 미투 교육? 구청에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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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성폭력 방지 법률 개정안 국회 통과 이후 자치단체마다 예방교육 붐

강서구 중학생 500명 뮤지컬 관람

강동, 학부모와 통·반장 예방교육

구로·성북·마포, 간부 교육 열어

문화 콘텐츠 활용 “비용 부담 커”

한겨레

강서구는 오는 25일 내발산동 강서구민회관 우장홀에서 청소년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으로 뮤지컬 <춘향이의 첫날밤>을 공연한다. 사진은 뮤지컬의 한 장면이다. 극단 여인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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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교육은 성폭력 근절의 첫걸음’

최근 국내외의 ‘#미투 운동’으로 성폭력의 심각성이 드러나면서, 예방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졌다. 성폭력 예방에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도 강조된다. 지난 3월 말에는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되면서 성폭력 예방교육에 대한 중앙과 지방정부의 책임이 강화되었다. 서울의 자치구는 올해 들어 지역주민과 학생에게 ‘찾아가는 성폭력 예방교육’을 강화하는 가운데, 안으로는 간부급 직원들에게 성폭력 예방교육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자치구들은 찾아가는 성폭력 예방교육의 대상을 늘렸고,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한 참여형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강동구는 올해 지역의 초·중·고교 학부모, 복지시설 종사자, 안심귀가스카우트, 통·반장 등 1천여 명에게 성폭력 예방교육을 한다. 지난해에는 900명에게 교육했다. 성북구는 대학교 학군단, 시니어 자원봉사자 등도 추가해 찾아가는 성폭력 예방교육을 한다. 마포구에서는 청소년 성폭력 예방교육 경험이 풍부한 단체가 지역 중학생 2300여 명(2017년 1900여 명)에게 이론과 토론을 병행한 참여형 수업을 한다.

전달 효과가 높은 뮤지컬, 연극, 토론, 영화 등 문화 콘텐츠를 활용하는 자치구도 있다. 강서구는 지역 중·고등학생들의 성폭력과 학교폭력 예방교육으로 뮤지컬 <춘향이의 첫날밤> 공연을 한다. 오는 25일 강서구민회관 우장홀에서 지역 중학교 3곳의 500여 학생이 함께 관람한다.

이번 뮤지컬은 서울시 교육청 학교폭력예방 문화교육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호기심 많은 청소년이 마주할 수 있는 학교폭력, 성폭력을 현실 속 이야기로 풀어간다. 가수의 꿈을 가진 여고생 ‘춘향’이가 남자친구 ‘철현’을 사귀는 과정에서 겪는 성 이야기를 생생하게 풀어간다. 춘향이는 철현이를 만나면서 뜻하지 않게 임신까지 하게 되지만 둘의 노력과 주위의 도움으로 새 삶을 시작하게 된다. 연출자인 이창호씨는 “성장해가는 청소년들이 실제 겪을 수 있는 성 이야기를 가해, 피해로 이분화하지 않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구청 내 성폭력 예방교육도 강화되고 있다. 강서구는 부서장(간부급)들에게 별도의 예방교육을 하고, 부서장들이 부서원들에게 분기별 예방교육을 하기로 했다. 인턴·비정규직 신규 직원들은 부서에서 자체 교육한다. 예방교육 담당 부서인 여성가족과는 내부 인트라넷 게시판에 교육 자료를 올려 부서별 교육을 지원한다.

강서구는 이번 6월 간부 직원에게 하는 교육에 일선 현장 경험이 풍부한 강사를 초청해 사례 중심으로 교육한다.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성폭력 전문수사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하연 경사는 얼마 전 청와대, 행정안전부 직원들에게 성폭행 예방교육을 했다. 박은경 강서구 여성가족과 팀장은 “성폭력 사건을 담당하는 현직 경찰에게서 현장감 있는 사례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공들여 박 경사를 섭외했다”고 말했다.

구로구는 지난 15일 구청 창의홀에서 관리자들에게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했다. 5급 이상 관리직 64명이 참가했다. 구로구는 토론 방식으로 예방교육을 시도했다. 강사가 토론 거리를 던지고 의견을 나누는 방식이다. 마포구와 성북구는 지난 4월에 팀장급 이상 관리자에게 성폭력 예방교육을 했다. 마포구는 예방교육 뒤 성폭력 예방 실천 서약서에 관리자들이 서명하며 건강한 직장문화 만들기에 앞장설 것을 다짐하는 서약식도 했다.

현재 자치구들은 여성가족부(여가부)의 예방교육통합관리시스템(shp.mogef.go.kr)에 폭력 예방교육 실적을 해마다 보고한다. 직급별로 교육하거나 토론, 세미나, 연극, 뮤지컬 등을 교육 방법으로 활용하면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자치구의 성폭력 예방교육 담당자들은 여가부의 운영 방향에 공감하지만 기관들의 여건을 고려한 보완이 있길 기대한다. 주민, 학생은 물론 직원 대상의 성폭력 예방교육에 문화 콘텐츠 활용이 효과가 있지만 비용 부담이 크다. 자치구 예산으로 감당하기는 벅차다는 지적이다. 출연배우와 스태프 등 20여 명이 참여하는 뮤지컬은 회당 1천만원 정도 비용이 든다. 강서구의 박 팀장은 “교재·동영상과 더불어 문화교육 콘텐츠도 풀을 만들어 교육에 드는 예산 부담을 줄일 수 있게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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