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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도 못 건드리는 ‘망언’ 아소… ‘아베의 상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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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의 ‘거친 입’을 아무도 막지 못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입 조심’을 완곡히 당부해도, 집권 자민당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와도, 괘념치 않는 모습이다. 아베 총리의 ‘맹우’이자 그를 지지하는 당내 제 2파벌 수장으로서 사실상 아베 정권의 ‘상왕(上王) 노릇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입조심’ 다짐한 직후 또 망언, “김정은 비행기 떨어진다면”

17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전날 도쿄(東京) 도내에서 열린 강연에서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그 볼품 없는 (북한의) 비행기가 무사히 싱가포르까지 날아가 주는 것을 기대하지만, 도중에 떨어진다면 (시시해서) 말할 거리가 안된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할 전용기의 ‘추락’을 언급한 것이다.

교도통신은 아소 부총리의 발언이 “북·미 정상회담이 행해지는 시점까지 왔다”고 북·미 대화의 진전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지만 경솔하다는 비판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도 “전용기의 노후화를 우려한 발언이지만, 북한을 야유한 발언으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어 비판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베 정권은 납치 문제 해결 등을 위해 북·일 정상회담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이날 발언은 아베 총리 측이 아소 부총리의 ‘입조심’을 당부했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 부장관은 16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각의(국무회의) 후 아베 총리와 아소 부총리가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 주의합시다’라는 분위기로 말을 했다”고 밝혔다. 또 최근 국회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야유를 한 아소 부총리에게 재무성 관방장을 통해 주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아소 부총리는 지난 14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郞) 국민민주당 대표의 질의 도중에 “이 사람은 자기가 얘기하고 싶은 것 뿐이야” 등의 야유를 날려 비판을 받았다.

아소 부총리는 또 이날 강연에서 2012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를 지지한 것과 관련해 “어두운 녀석을 선택할지, 그다지 머리가 좋지 않은 녀석을 선택할지”라며 “그렇다면 속이 나쁜 녀석을 고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총재 선거에 나섰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 전 경제재생상을 ‘어두운 녀석’, ‘그다지 머리가 좋지 않은 녀석’이라고 원색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속이 나쁜 녀석’은 궤양성 대장염을 앓고 있는 아베 총리를 가르킨 것으로 보인다.

■아베도 눈치 보는 아소의 ‘망언’ 퍼레이드

아소 부총리는 그동안 망언과 말실수를 줄기차게 해왔다. ‘망언 제조기’ ‘막말 제조기’로 불릴 정도다.

북한 문제에 대한 망언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9월 한 강연에선 북한에 비상사태가 생겨 난민이 표류해올 경우를 거론하면서 “무장 난민일지도 모른다. 경찰로 대응이 가능할까. 자위대가 출동할까. 사살할까. 진지하게 생각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헌법 개정에서 “나치 수법을 배우자”거나 “수백만명을 죽였던 히틀러는 아무리 동기가 옳아도 안된다”라고 나치 히틀러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재무성 차관의 여기자 성희롱 의혹에 대해 “성희롱이라는 죄는 없다” “함정에 빠졌다는 의견도 많다”고 말해 비난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여론조사에서 아소 부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여론이 50% 가까이 되고 있다.

사정이 이런 데도 아베 총리가 아소 부총리에 대해선 손을 못쓰고 있는 것은 그가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정권 출범 때부터 부총리 겸 재무상을 역임해온 아베 정권의 중추라는 점이다. 올가을 총재 선거에서 3연임을 노리는 아베 총리로선 당내 두번째 파벌을 이끄는 아소 부총리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그를 사임시킬 경우 총재 3연임이 위험해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베 총리가 아소 부총리에 대해 사실상 ‘손타쿠’(忖度·윗사람의 뜻을 헤아려 행동함)를 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소 부총리는 지난 2008년부터 1년 간 총리를 역임했다. 하지만 내각 지지율 하락과 선거 참패로 민주당에 정권을 내줬다. 55년 간의 자민당 체제가 무너지는 치욕의 장본인이 된 것이다. 하지만 그는 2012년 자민당이 정권을 탈환할 때 아베 총리를 전폭 지원하면서 다시 정권 핵심으로 복귀, 현재 최장수 재무상을 역임하고 있다.

<도쿄|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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