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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의 시 한 송이] 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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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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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라는 발음은 국수와 꼭 닮았지요. 둥글게 시작해서 부드러운 목 넘김으로 끝나지요. 가장 무미한 면이기에 영혼이라는 말을 반찬 삼을 수 있지요. 영혼이 스며들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 셈이니까요. ‘마지막 식사’의 서늘함과 간결함이 깃든 음식, 한 그릇 국수지요.

스웨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말에 ‘라곰’이 있다 하지요. ‘라고메트(Lagomet)’, 즉 균형, 평형의 뜻을 가진 명사형에서 파생된 단어지요. 균형, 평형은 적정함이지요. 평등으로 확장되지요. 넘치지 않음이 중요해서 무형의 감정도, 선한 뜻도 계량해 보는 것이지요. ‘내 방의 크기는 나에게 딱 라곰해’라고 말하는 스웨덴 사람들처럼, ‘국수는 오늘 기분에 딱 라곰해’ 이지요.

풀기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준비가 되지 않아 “퉁퉁 부은 눈두덩 부르튼 입술”로 맞게 되는 소나기의 시간이지요. 우선 국수집에 들어갈 일이에요. 찬 국수와 더운 국수 중 ‘라곰한’ 한 그릇과 마주 앉아요. 국수가 좋다, 손으로 둥글게 국수 한 그릇을 감싸 보고, 국수를 고백한다, 빙빙 돌려가며 먹을 일이에요. 문제를 푸는 처음은 “뜨거운 것을 뜨거운 대로/찬 것을 찬 대로”의 라곰에서부터. 소주를 곁들일까는 그 다음 단계지요.

이원 시인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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