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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직원들, 박창진 사무장 제명에 “노조도 갑질…탈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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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5일 한국노총 산하 대한항공 노조

노조 규약 위반·명예 훼손 등 이유로

박창진 전 사무장 제명 의결

대한항공 직원들 “노조의 갑질” 지적

익명 채팅방에선 노조 탈퇴 릴레이



한겨레

‘땅콩 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이 1일 오전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물벼락 갑질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서울 강서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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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전 사무장이 대한항공 노동조합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노조에서 제명됐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경영진과 다르지 않은 ‘노조의 갑질’이라고 지적하며 노조를 탈퇴하겠다는 선언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대한항공 노조는 15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노조 규약 위반과 명예 훼손 등을 이유로 박창진 전 사무장의 노조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 강성수 대한항공 노조 정책국장은 17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박 전 사무장은 노조가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나 1인시위에 대해 ‘노조와 회사가 짜고 한다, 어용노조’라고 주장하며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했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이 계속 알려져 (박 전 사무장에게) 명예 훼손과 규약 위반으로 징계 절차를 밟겠다고 여러 차례 내용증명을 보냈는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15일 운영위원회 회의를 통해 박 전 사무장 제명이 가결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 전 사무장은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대한항공에 존재하는 노동조합은 ‘대한항공 노동조합’, ‘조종사 노동조합’, ‘조종사 새 노동조합’ 등 3개다. 대한항공 직원 2만여명 가운데 1만1000여명이 가입한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한국노총 산하 노동조합이다. 이 노조는 위원장을 간선제로 뽑고, 노조가 회사에 임금 협상을 위임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면서 노동자 권리보호를 위한 목소리를 제때 내지 못했고, 일부에서 ‘어용’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박 전 사무장이 노조에서 제명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대한항공 직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항공 조종사 이건흥씨는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조합원을 주인으로 여기지 않고, 같은 노동자들과 연대를 통해 힘을 합치기는커녕 적대시하고 있어 민주 노조로 인정할 수 없다”며 “이들의 행태를 보면 다른 어용노조들이 하는 모습과 유사한 점을 보게 된다. 노동조합이 조합원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용이냐 아니냐가 도대체 왜 중요할까?”라고 비판했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운영하는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 촉구 촛불집회’ 익명 채팅방에서도 노조의 행위를 비판하며 탈퇴하겠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직원은 “대한항공 노조는 박창진 사무장을 제명하면서 스스로 어용노조라는 걸 증명했다. 노조에 탈퇴하겠다고 팩스를 보냈다. 이런 노조가 있어서 그동안 조양호 일가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원은 “사측에 기생해서 연명하는 (대한항공) 일반노조가 가지고 있는 위기의식을 모를 바는 아니지만, 노동자를 제명하고 사측을 이롭게 함으로써 이적 행위를 한 일반노조는 이미 내 맘속에서 제명된 지 오래입니다”라며 “노동자의 지지를 받지 못한 노조의 말로를 곧 볼 수 있을 것 같아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적었다.

권수정 전 아시아나항공 노조위원장(정의당 서울시의원 비례대표 후보)은 “회사는 열심히 살아온 노동자들을 자괴감에 빠지게 하고, 힘들 때 옆에 있어 주지도 않았던 노조는 회사랑 싸우는 노동자를 제명한다”며 “이래서 일하는 사람들이 뭉쳐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민주 노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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