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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신간] 세상을 알라·수동적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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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융 인간의 이해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세상을 알라 =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 박종대 옮김.

독일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철학 방송을 하는 저자가 대중을 위해 서양 철학사를 쉽게 썼다. 세 권짜리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고대와 중세 철학을 다뤘다.

저자는 이 책을 '철학하는 철학사'로 규정한다. 어려운 철학 용어를 자세하게 설명한 사전도 아니고, 위대한 철학자의 역사를 단순하게 나열한 서적도 아니라는 의미다.

그는 철학적 사유가 토론하고 교류하는 과정에서 나온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철학자가 살았던 시대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예컨대 고대 그리스 철학사에서도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이전에 살았던 덜 유명한 철학자를 이해해야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기원전 624년에 태어난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부터 14세기 이탈리아 인문학자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까지 약 2천 년에 걸친 철학사를 흥미롭게 서술했다. 주석을 달지 않은 점도 특징이다.

열린책들. 680쪽. 2만5천원.

▲ 수동적 종합 = 에드문트 후설 지음. 이종훈 옮김.

선험적 현상학을 주장한 철학자 에드문트 후설(1859∼1938)이 경험이 수용되고 파악되는 지각의 보편적 구조를 분석한 책. 후설이 1918년부터 1926년까지 작성한 연구 원고와 독일 프라이부르크대에서 강연한 내용을 모았다.

인간 이성에 집중한 철학이 실증을 추구한 자연과학으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던 시기, 후설은 형이상학 체계를 구축하는 대신 편견에서 해방돼 의식에 직접 주어지는 '사태 자체'를 직관해야 한다고 봤다. '사태 자체'는 언어로 규정되기 이전에 지각되는 상태를 뜻한다.

후설은 이 책에서 전작인 '논리연구'에서 다루지 못한 현상학 이념을 세밀하게 다듬고, 지각이 수용되는 단계를 체계적으로 해명했다.

후설 저서를 여러 권 옮긴 이종훈 춘천교대 윤리교육과 교수가 쓴 상세한 해제가 실렸다.

한길사. 420쪽. 3만원.

▲ = 가와이 하야오 지음. 김지윤 옮김.

일본에 스위스 정신분석학자 카를 융을 소개한 심리학자 가와이 하야오(1928∼2007) 전 교토대 교수가 펴낸 융 심리학 입문서. 일본에서는 1967년 초판본이 나왔고, 2009년 저자 아들이 재출간했다.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성욕과 연결했다면, 융은 무의식에 자기실현 가능성과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인간 성격을 내향과 외향으로 나누고, 콤플렉스라는 단어를 강박 관념이나 열등감 같은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한 인물도 융이었다.

저자는 어떤 일을 파편적으로 보고 인과관계를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공시적(共時的)으로 보고 전체적 배치를 읽어내려고 한 것이 융 사상 특징이라고 설명하면서 "융은 죽음까지 아우르는 심리학을 구축하고자 했다"고 강조한다.

바다출판사. 296쪽. 1만7천800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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