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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깊어지는 주류업계, 맥주 갈색 페트병 생산 중단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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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20년 유색 페트병 퇴출' 방침에 사실상 속수무책

롯데칠성 등 일부 음료 업체 선제 대응

맥주 품질 안전에 문제…재활용 비용 추가 부담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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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정부의 자원 재활용 촉진 정책 취지에 공감하고 적극 동참하는 차원에서 용기 및 라벨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

정부가 지난 10일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한 뒤 식음료 업계 측은 ‘이구동성’으로 ‘공감’ ‘노력’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내색은 하지 않지만 “모든 제품을 투명한 페트병으로 바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데 정부가 업태를 모른 채 강요하고 있다”며 속앓이만 하는 형국이다.

앞서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모든 생수·음료수용 유색 페트병을 무색으로 바꾸게 하고 대형마트 비닐봉투 사용 금지 및 커피전문점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부활 등의 내용을 담은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감축하고 재활용률을 기존 34%에서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게 정부 측 구상이다.

롯데칠성음료, 일부 선제 대응 나서

롯데칠성음료는 일부 자사 제품의 유색 페트병을 올해 안에 무색으로 바꾸기로 하면서 선제 대응에 나섰다. 정부의 종합대책 발표 이후 업계에서 처음으로 나온 구체적인 후속 대응이다.

17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마운틴듀와 트로피카나스파클링 등 형광색 페트병(재활용 3등급)을 사용하는 일부 음료를 올해 안에 무색 페트병으로 교체할 방침이다. 마운틴듀의 경우 지난해 6월 새 디자인을 적용한 터라 1년 반만에 다시 바뀌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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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품 브랜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초록색 페트병의 사이다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교체 예정인 형광색 페트병 음료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남짓에 불과해 교체 부담이 크지 않지만, 사이다의 경우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이 약 17%(약 4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상당한 수준이다.

특히 수십년간 쌓아온 브랜드의 상징적 색깔인 초록색을 바꿀 경우 매출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뿐만 아니라 이미지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난감한 모습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정부가 정한 2020년까지는 현 상태를 유지하되, 식품 안전 등을 고려해 포장을 바꿀 수 있는지 여부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류업계, “사실상 불가능”…속앓이만

당초 업계 자율에 맡기겠다던 정부가 사실상 ‘강제’로 입장을 바꾸면서 주류업계는 난감한 표정이다. 무색 페트병으로 전환이 어려운 실정에서, 재활용 비용을 추가로 부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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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맥주의 경우 투명으로 바꾸면 빛과 산소가 유입돼 맛이 변하고 보관 자체를 할 수 없다”며 “정부 방침이 바뀌지 않는다면 해외처럼 병·캔 제품만 생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1위인 오비맥주의 경우 전체 판매량에서 페트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가 조금 넘는 수준이고, 하이트진로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35% 수준이다. 현재 갈색 맥주 페트병은 국내 맥주 시장의 10~20% 가량을 차지하는데, 시중엔 1000㎖·1600㎖의 대용량 제품이 나와 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뿐만 아니라 품질 안전 등의 이유가 있는데 대체할 만한 다른 소재 사례가 해외에도 없는 탓에 자체적으로 개발하거나 연구해야 한다”며 “이는 결국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대안이 없을 경우 페트병 제품 생산을 중단하는 방안까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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