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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속으로] 中 원유선물시장 개설…韓 금융시장에 새로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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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유화 성균관대학교 중국대학원 교수

이투데이
3월 26일 상하이 국제에너지거래센터(INE)에 중국 최초로 국제 원유 선물이 상장됐다. 상하이 선물거래소가 자회사로 INE를 설립하고 위안화 선물 거래를 준비해온 지 약 3년 만이다.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 거래 대상은 두바이유, 오만 원유, 카타르 해양유 등 중국, 한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정유기업들이 주로 사용하는 7개 종목이다. 현재 일 평균 거래량은 8000만 배럴, 금액으로는 3조 원 이상의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개장 이후 한 달 반 정도가 지난 시점인 것을 고려하면 초기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내륙과 해상의 실크로드 경제벨트) 전략인 동시에 중국의 원자재 상품시장에서의 국제화 전략의 일환이다.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 된 중국은 서부 텍사스산 원유와 브렌트유가 주도하고 달러로 결제되는 현 원유 선물시장 시스템에 불만을 표출해왔다. 중국은 달러 대신 위안으로 결제하는 선물을 출시, 원유시장에서의 가격 결정권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자원 시장에서의 큰 영향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위안화의 국제화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중국의 원유 선물시장 개설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현재 세계 원유 거래는 영국 런던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와 미국 뉴욕에서 거래하는 WTI를 기준 지표로 삼고 있다. 중국은 해외 원유 의존도가 67%를 넘었지만, 지금까지 중국 수요를 반영할 수 있는 세계 원유 선물이 없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실제 원유 수요 및 공급을 반영할 수 있는 가격 기준도 없었다. 따라서 상하이 원유 선물의 출시는 중국과 아·태 지역의 수급 관계를 반영하는 원유 가격의 벤치마크를 형성하고, 국제 원유 가격 시스템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원유 가격 결정권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도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원유 선물시장 개설은 이웃 국가인 한국 자본시장에도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 금융기관은 자본시장이 개방되지 않아 시카고에서 원유 선물 거래를 할 수 없지만, 한국 금융기관은 시카고선물거래소(CME)에서도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두 거래소 사이에서 안정적 차익거래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내 원유 선물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할 때는 중국에서 산 뒤 시카고에서 팔아서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중국은 못 하니 외국 금융기관이 해야 하는데, 이 경우 한국이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

한국은 2003년 주식지수옵션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적이 있다.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적 파생상품시장 강국 이미지를 갖고 있다. 한때 세계 최대 시장을 운영한 만큼 관련 인프라와 경험이 충분히 쌓여 있다. 원유는 전 세계 모든 국가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고, 한국에서도 전량 수입하는 자원이다. 한국의 가장 큰 수출산업 중 하나가 바로 석유화학산업이기도 하다. 두 거래소의 원유 선물 거래를 활용한다면, 국가적 수익 기회가 되는 동시에 한국이 세계 원유시장의 중요한 프라이싱(가격 결정) 기능을 할 수도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한국이 ‘위안화 허브’ 기능을 키울 기회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 ‘원화-위안화’ 외환시장은 하루 거래량이 20억 원 정도에 불과하며, 주로 시장 조성자인 은행 간의 거래로 이루어지고 있다. 상하이에 개설된 ‘위안화-원화’의 외환시장은 거래량이 미미하다. 만약 한국 금융기관들의 위안화 원유 선물계약 거래에 활발하게 참여할 경우, 한국 국내 외환시장도 활성화할 확률이 높다. 중동 국가들의 위안화 결제 부분까지 한국에서 환헤지를 할 수 있는 거래 시스템을 마련하면 금융 허브시장이 될 수 있다.

최근 남북한 관계가 호전되면서 미래에 북한의 원유 수입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도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진다. 여기에 글로벌 기관의 북한 투자와 중국 둥베이삼성(東北三省) 투자 확대로 원유 수요가 증가하고, 참여 기업이 늘어나면서 헤지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모멘텀을 충분히 갖고 있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 (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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