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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北 으름장에 반응 자제…“지켜보자”만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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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6일 남북 고위급 회담 중지를 통보한 데 이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비핵화 발언 등을 문제 삼아 미·북 정상회담 재검토 입장까지 밝힌 것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틀째 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 전 기자들과 문답 중 ‘미·북 정상회담이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질문에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지켜보자(We’ll have to see)’란 말만 세 차례 반복했다.

그는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릴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결정된 게 없다. 우리는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취소할 것인가’란 질문에도 “본 것도 들은 것도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면서 확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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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북 정상회담을 취소할 수 있다고 위협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했다.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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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본다’는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물밑 협상이 진행되거나 상황이 반전 조짐을 보일 때 종종 쓰는 모호한 표현이다. 이번에도 북한의 반발에 적대적인 반응을 자제해 미·북 정상회담 기류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말을 아끼면서도 정상회담 조건으로서 북한 비핵화를 고수할 것이냐는 질문에 ‘예스’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 달 간 미·북 협상 상황을 낙관하는 글을 트위터에 여러 차례 남긴 것과 대조적으로 최근 이틀간 남긴 트윗 글에는 단 한 건도 북한을 언급하지 않았다. 섣불리 김정은을 거론하거나 북한을 자극하면 미·북 회담이 깨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도 일단 진화에 나섰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통해 강하게 반발한 리비아식 모델을 따르고 있지 않다면서 “트럼프식 모델”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한 견해(리비아식 해법)가 나왔다는 것은 알지만, 나는 우리가 (리비아 해법을) 따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것(비핵화 해법)이 작동되는 방식에 정해진 틀(cookie cutter)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현지 언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분위기를 두고 미국이 미·북 회담을 포기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트럼프 행정부는 일단 6·12 미·북 정상회담 준비를 계속해 나간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CNN은 “이 같은 상황변화는 미·북 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자제력을 시험할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미국이 일방적 핵포기를 강요하면 내달 12일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을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상은 리비아식 해법에 대해 “볼턴을 비롯한 백악관과 국무성의 고위관리들은 ‘선 핵포기, 후 보상’ 방식을 내돌리면서 그 무슨 리비아 핵포기 방식이니,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니, ‘핵, 미사일, 생화학무기의 완전 폐기’니 하는 주장들을 거리낌 없이 쏟아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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