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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Tech & BIZ] 카메라로 쿠키 비추자… 맛있게 보이는 '음식 촬영 모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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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폰의 숙제는 '써보면 좋은데 써보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다. LG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557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세계 7위 업체다. 3년 연속 스마트폰 사업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 18일 국내 출시를 앞두고 사용해 본 'G7씽큐'에서는 이 같은 숙제를 풀려는 고민의 흔적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조선비즈

LG전자 G7씽큐의 인공지능(AI) 카메라로 쿠키를 비춘 모습. 쿠키가 더 맛있게 보이도록 채도를 높이고 따뜻한 색감을 자동으로 적용했다. /이명원 기자



G7씽큐는 G시리즈에서 고집해온 후면(後面) 조작을 과감히 포기했다. 원래 뒷면에 있던 전원 버튼을 오른쪽 측면으로 옮겼다. 인공지능 비서를 부르는 버튼도 왼쪽 측면에 만들었다. 삼성전자 갤럭시폰을 써온 사람들에게 친숙한 버튼 배치다. LG만의 방식을 고집하기보다 소비자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 타사 스마트폰에서 갈아타기 편하도록 장벽을 하나 허물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급스러운 외관… 카메라·음악·화질 집중

주위 사람들에게 G7씽큐를 건네보니 "깔끔하다" "고급스럽다"는 평이 많았다. 전작(前作)인 G6와 폭은 같은데 좀 더 길어졌다. 6.1인치 대화면을 탑재해 한 손에 쏙 들어오진 않지만 유리·금속의 매끄러운 느낌은 좋다. 자동차 업계에선 차에서 내릴 때 주위에서 얼마나 주목하는지를 '하차감'이라 표현한다. 스마트폰을 꺼낼 때도 그런 걸 따진다면 G7씽큐는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LG전자는 G7씽큐의 대표 기능으로 '인공지능(AI) 카메라'를 꼽는다. 카메라로 사물을 비추면 인공지능이 이를 인식해 인물·음식·반려동물·꽃 등 19가지 촬영 모드를 자동 추천해주는 것이다. 카메라로 쿠키를 비췄더니 1초쯤 지나 '음식 촬영 모드'로 전환됐다. 이번에는 검은색 배낭을 비추자 '인물 촬영모드'가 적용됐다. 가끔씩은 피사체와 상관없는 엉뚱한 촬영 모드가 적용 되기도 했다. 실용성을 갖추려면 정확도와 속도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LG전자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인공지능을 고도화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M자형 화면으로 더 넓어진 느낌 들어

LG는 밝은 햇빛 아래서도 볼 수 있는 선명한 화면과 웅장한 소리를 내는 스피커를 탑재했다는 점을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일반 스마트폰 화면의 밝기는 500~600니트(nit·1니트는 촛불 한 개의 밝기)인데 이 제품은 700니트이고, 최대 1000니트까지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자체가 울림통 역할을 하는 '붐박스 스피커' 기술도 적용했다. 테이블이나 상자 위에 스마트폰을 올려놓으면 별도 스피커를 연결한 듯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LG의 설명이다. G7씽큐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음악을 틀어보니 소리가 크게 퍼지는 효과는 분명히 있었지만 블루투스(근거리 무선통신) 스피커를 대신할 만큼은 아니었다.

노치(notch) 디자인이라 불리는 'M자형 화면'은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기능이다. 화면 상단 중앙에 카메라와 센서·스피커를 몰아놓고 양옆까지 화면을 확장해 시원한 느낌을 준다. 대신 스마트폰 상태를 알려주는 공간이 좁아졌다. 스마트폰이 현재 진동 모드인지 소리 모드인지, 블루투스 기능이 켜졌는지 여부도 알 수 없다.

G7씽큐는 확실히 '써보면 좋다'는 것을 알려주는 폰이다. LG폰은 모든 기능에서 소비자에게 세세한 선택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애플처럼 '내가 주는 것이 최고의 디자인'이란 확신 없이 소비자에게 공을 넘겼다는 느낌을 준다. 각진 느낌의 글꼴과 벙벙해 보이는 앱 배치 같은 사소한 부분에서는 빈틈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스마트폰 교체를 고려한다면 후보군에 넣어야 할 폰이다. 가격은 89만8700원.

박순찬 기자(ideac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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