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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감리위원 8人 손에 달린 삼바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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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운명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자문기구인 감리위원회는 17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를 심의한다.

금융위, 금감원 관계자와 한국공인회계사회, 회계학 교수 등 8인으로 꾸려진 감리위원회는 최종 판단을 내리는 증선위의 결정에 참고가 될 수 있도록 이번 사안을 다각도로 논의한다. 단순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저질렀는지 여부 뿐 아니라 이 분식회계로 인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 비율을 산정하는 근거를 마련해준 것은 아닌지 등 각계에서 제기한 문제들을 모두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감리위의 의견이 증선위 최종 결론에서 뒤집히는 경우가 많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래가 결정되는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검사 역할을 하는 금감원 측과 피고인 격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변호인단의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 핵심 쟁점, 바이오젠 콜옵션+바이오에피스 가치 산정

이번 감리위원회에서 다룰 핵심 쟁점은 2015년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지분 91.2%)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취득원가)에서 관계회사(시장가격)로 재분류한 것이 회계기준에 부합하는지 여부다.

이를 따지기 위해 감리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주인 미국 바이오젠의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매수하는 권리) 행사 의사 표시와 관련해 적절하게 판단했는지 자세히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을 이유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배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하고 관계회사로 회계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에피스 지분가치를 취득원가에서 시장가격으로 평가하면서 단숨에 1조9049억원의 일회성 순이익을 거뒀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이같은 흑자 전환이 삼성물산과 합병 전 제일모직(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주주)의 높은 가치 산정에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제일모직 최대주주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전환한 것은 당시 외부감사인인 안진회계법인의 조언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적법한 처리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5년 11월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메일을 발송해왔다는 것을 핵심 근거로 들고 있다.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복제약 판매 허가권을 따내면서 미래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도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안진은 K-IFRS 10호 B23 조항을 근거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권을 상실하진 않은 상황이었지만, 상실할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계회사로 전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바와 바이오젠은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 설립하면서 추후 콜옵션 행사 시 이사회 멤버를 동수로 하는 조건을 붙였다. 더구나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주총 결의 요건을 52%로 정해놨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더라도 삼바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은 50%+1주로 과반수이지만 주총 결의 요건상 바이오젠이 경영 안건에 대해 제동을 걸 수 있어 관계회사로 전환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논리다.

반면 금감원은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없었다는 근거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11월 바이오젠이 보내온 레터는 콜옵션 행사 전제 조건으로 판권 양도를 제시했기 때문에 콜옵션 행사를 약속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율을 기존 85%에서 91%로 끌어올려 경영권을 위협받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당시 바이오젠은 적극적으로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것이 아니고, 나스닥 상장 추진 과정에서 ‘바이오시밀러 판권을 넘겨준다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정도의 답변을 한 것”이라며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지 말지를 판단하는 것은 해석에 달려 있기 때문에 바이오젠이 바이오에피스에 지배력이 있다고 확정짓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조선비즈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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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 고평가 논란도 핵심 쟁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안진회계법인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공정가치를 현금흐름할인모형(DCF)으로 추정했다. DCF는 현재 실적이 나지 않는 기업이 미래에 낼 수 있는 수익을 미리 반영해 기업 가치를 측정하는 기법이지만 ‘고무줄 측정’이 가능해 논란을 사고 있다. 안진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5조2726억원으로 책정했다.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매출액은 239억원, 순손실은 1666억원이었다. 삼바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전환하면서 영업외이익 2조7232억원을 반영했다.

삼바는 고평가 논란이 일자 “2015년 말 한국과 유럽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등 2종에 대한 제품 승인이 떨어져 기업가치가 급상승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치 측정이 2015~2016년이 아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인 2015년 초 측정됐다고 반박했다. 금감원은 “제품 판매 승인이 나오기 전 기업가치를 측정했기 때문에 삼바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면서 “삼바는 그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평가할 기관이 마땅치 않아 제일모직 합병 때 자료를 인용했다고 했는데, 비상장사 가치 추정이 어렵다면 원가처리를 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5년 당시 금융상품 적용 회계기준(IAS39)은 시가 산정이 쉽지 않은 비상장주식 등에 대해 원가방식의 회계처리를 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된 IFRS9(금융상품 국제회계기준)는 금융상품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를 의무화하고 있다.

◇ 삼바 분식회계, 삼성물산 합병 논란까지 연결될까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문제까지 연결될지 여부다.

금융위 관계자는 “삼성물산 합병 문제는 이번 감리위에서 다룰 직접적인 쟁점 사안은 아니지만 시민단체 등 사회 각계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만큼 모든 사안을 증선위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증선위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후계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릴 경우 전선은 삼성그룹 전체로 확대된다. 현재 시민단체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 가치가 부풀려지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였던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합병 비율이 결정됐고, 이로 인해 이재용 부회장이 수혜를 봤다고 주장한다.

한편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각기 다른 논리를 뒷받침할 방대한 근거 자료를 들고와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날 감리위에서 결론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감리위는 회의 개최와 동시에 현장에서 대심제를 적용할지를 결정한 후 회의를 진행한다. 대심제는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나란히 앉아 각기 주장을 전개하는 방식이다.

감리위에서 결론을 못내리고 중립의견을 증선위에 올릴 가능성도 열려있다. 최근 감리위원 1인이 삼성 계열사에 친인척이 재직 중이라는 이유로 감리위원에서 배척되면서 감리위원 수는 9인에서 8인으로 줄었고 동수 의견이 나올 확률은 종전보다 높아졌다.



김유정 기자(ky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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