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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서울경제TV][투데이포커스] 하반기 은행권 채용문 얼마나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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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채용비리 사태 여파로 공채 계획을 미뤄온 은행권이 조만간 채용을 재개할 전망입니다.

은행권 채용비리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가 어느 정도 일단락된데다,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준비해온 채용 가이드라인도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는데요.

여기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신규채용을 위한 희망퇴직을 독려하고 나서면서 올해 채용규모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튜디오에 금융증권부 정훈규기자 나와있습니다.

Q. 은행연합회가 채용비리 사태 이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마련해온 ‘은행권 채용 가이드라인’의 초안이 나왔다고요?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네, 우선 눈에 띄는 부분은 이른바 은행 고시인 필기시험의 부활입니다.

가이드라인은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필기시험을 둘 수 있다’는 정도로 규정됐는데요.

하지만 서류 전형에서 점수 조작 등의 정황이 다수 드러난 만큼 사실상 모든 은행이 필기시험을 적극 도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서류 전형 대신 필기시험 성적으로 줄을 세우는 것이 은행 입장에서도 의혹받을 위험이 덜한 탓입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서류 전형 합격 범위는 대폭 넓어지고 대신 상당 수준의 변별력을 갖춘 필기시험 전형이 지원자들의 1차 당락을 결정짓는 핵심과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채용비리의 온상이 된 임직원 추천제를 폐지하는 방안을 공식화했는데요.

시중은행들은 공식적으로 추천채용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지만,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관련 의혹으로 낙마한 이후 벌어진 금감원 조사에서 일부 정황이 드러난 바 있습니다.

이밖에 부정 청탁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 서류전형과 면접에 외부인사 참여와 블라인드 면접 등도 가이드라인에 담겼습니다.

[앵커]

Q. 불투명한 채용과정도 문제지만 부정하게 입행한 직원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은행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데요. 부정 합격자에 대한 사후 조치 내용은 없습니까?

[기자]

국내 은행 중 채용 비리가 적발될 경우 해당 직원에 대한 조치를 내부 규정으로 둔 곳은 현재 한 곳도 없습니다.

법원이 위법을 판단해주지 않는 이상 합격을 취소할 근거가 없는 셈인데요.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부정 합격이 밝혀진 은행원들을 면직시키거나 채용을 취소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업계에서는 합격 취소를 요구하는 여론이 지나치다는 시각도 있지만, 은행권의 채용비리 근절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가이드라인에 넣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부정합격자로 판정된 경우 합격을 취소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예비합격자 풀도 운영하도록 했는데요.

빈자리가 발생한 즉시 예비 합격 풀에서 즉각 결원을 충원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이번 초안은 현재 당국에 자료가 제공돼 의견 조율을 거치는 중이고, 다음 달 마지막 월요일 은행연합회 이사회에서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입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이사회 의결 때까지 세부 내용을 계속 수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협의 과정에서 모범규준이 더 강화될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Q. 가이드라인이 윤곽을 드러낸 만큼 은행들은 미뤘던 채용에 다시 나설 텐데요. 닫혀있던 채용문이 얼마나 열릴까요?

[기자]

네, 올 상반기에는 채용 비리 여파 탓에 4대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만 신규채용을 진행했습니다.

우리은행이 유일한 시중은행 취업 기회가 되다 보니, 200명 모집에 2만여명이 몰리면서, 100대 1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요.

다행히 하반기에는 은행권 공채가 재개될 예정이어서 구직자들의 갈증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선 우리은행은 이번 상반기까지 포함해서 올해 750명을 공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계획대로라면 하반기에만 550명을 더 뽑습니다.

또 신한은행이 조만간 상반기 채용 공고를 낼 예정인데요. 신한은행 측에서 인원을 확정해 알리진 않았지만, 올해 상하반기를 합해 우리은행과 비슷한 750명 정도를 채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밖에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지난해보다 올해 채용 규모를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국민은행이 500명, 하나은행이 250명의 신입 행원을 뽑았던 만큼 올해 두 은행을 합한 신규 채용 규모는 적어도 80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렇게 되면 올해 4대 시중은행의 채용규모는 지난해보다 400명 넘게 늘어난 2,300명에 달합니다.

[앵커]

Q.채용비리와는 별개로 핀테크 등 금융 환경변화에 따라 인원감축과 점포 축소가 은행권의 과제가 되고 있는데요. 채용비리 사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채용인원이 더 확대된 배경이 따로 있습니까?

[기자]

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은행들을 향해 희망퇴직을 더 적극적으로 하라면서 대신 청년채용 확대를 압박한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최 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은행들이 여론 때문에 직원들에게 퇴직금을 많이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눈치 주지 않고 퇴직금을 올려주는 것도 권장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퇴직금 많이 줘서 10명이 희망퇴직하면 7명의 젊은 사람을 채용할 수 있다”면서 희망퇴직을 잘하는 은행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발언은 신입 직원을 뽑기 위해 기존 직원은 내보내야 한다는 식이어서 은행 일자리를 제로섬 게임으로 만들었다는 등 논란 거리가 되기도 했는데요.

희망퇴직보다는 청년채용에 방점을 둔 발언이었다는 것이 금융위의 설명입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 위원장이 고려 중이라는 인센티브와 관련해서도 “희망퇴직에 직접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아니고, 희망퇴직으로 청년고용을 활성화하고 많이 뽑는 것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훈규기자 cargo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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