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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정상회담]"죽기 전에 다시 동생 볼 수 있길"…이산가족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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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7일 전북 전주 한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이산가족 임옥남(89) 할머니가 TV를 통해 남북정상회담을 보고 있다.2018.04.27/뉴스1© News1 박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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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스1) 박슬용 기자 = “죽기 전에 동생 얼굴 볼 수 있겠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TV를 통해 지켜본 이산가족 임옥남(89) 할머니는 양국 정상들의 오가는 얘기를 듣고 손뼉을 치며 이같이 말했다.

전북 전주의 한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만난 임 할머니의 눈가는 촉촉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을 보고 동생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임 할머니의 동생 옥례씨(85)는 17살인 1950년 고향인 전북 완주군 삼례읍 하리에서 "북으로 가면 공부를 시켜주겠다"는 북한군의 꾐에 북으로 따라 올라갔다.

임 할머니는 “그때 보내지 말았어야 했는데 워낙 똑똑하고 공부를 하고 싶어해서 북한군을 따라갔다”며 동생과 헤어진 사연을 이야기했다. 또 “아버지가 동생을 보내고 밤새 배갯잇이 다 젖도록 우셨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쟁이 끝나도 동생은 돌아오지 않았고 연락이 닿지 않은 채 60여년이 흘러 동생이 죽은 줄 알았다”며 “3년 전 제20차 이산가족 상봉 때 북에 있던 동생으로부터 연락이 와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 할머니는 “만나긴 했지만 같이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잤다”며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는데 다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헤어질 때 동생이 운동도 하고 좋은 음식도 먹으면서 건강하게 있으라고 했다”며 “죽기 전에 다시 만나자는 말을 끝으로 헤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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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을 시청하다 양국 정상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자 임옥남(89) 할머니가 북에 있는 동생을 다시 볼수 있다는 기대감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2018.04.27/뉴스1© News1 박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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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할머니는 인터뷰 도중에도 TV를 통해 남북정상회담 실시간중계를 보며 “좋은 일 있겠지. 있을거야”라며 혼잣말을 했다.

임 할머니는 “전날 잠을 설쳤다. 설레고 기뻐 잠이 오지 않았다”며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산가족에 대한 좋은 소식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몸도 많이 아프고 많이 외롭다”며 “동생을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정부에 등록된 이산가족 수는 총 13만1531명이다. 이중 사망자는 7만3611명(56%), 생존자는 이보다 적은 5만7920명이다. 현재 전북에 986명이 생존해 있다.

hada072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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