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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메르켈 방미…'앙숙' 트럼프와 이란핵·통상갈등·나토동맹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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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과 '브로맨스' 과시한 트럼프, 메르켈과는 주요 사안서 이견 예상

연합뉴스

트럼프-메르켈 몇주 내 정상회담…메르켈 방미 예정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번째로 백악관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이란 핵합의, 통상갈등 등 주요 사안에서 양국 정상이 유의미한 결론을 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줄곧 여러 사안에서 이견을 노출하며 서로에 대한 적대감을 숨기지 않았던 만큼 화기애애한 정상회담 분위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독일 dpa통신은 앞서 미국과 프랑스의 정상회담에서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는 했으나 독일과 미국의 경우 민감한 사안이 산적해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관계에 다시금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 것으로 내다봤다.

양국 정상이 가장 큰 이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사안은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이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한, 핵프로그램 규제 시한 폐지, 이란의 주변국 내정개입 금지, 핵사찰 대상 확대 등의 내용을 수정하지 않으면 이란, 독일, 프랑스 등이 참여한 핵합의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의 탈퇴를 막기 위해 당사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왔고 마크롱 대통령도 이번 국빈방문에서 수정안을 제시해 추가 협상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으나 그조차도 트럼프 대통령이 핵합의에서 발을 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dpa는 메르켈 총리가 마크롱 대통령이 조성한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며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려 노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EU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 조치에 관해서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가 뜨거울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줄곧 독일을 비롯한 EU의 대미 무역흑자에 강한 불만을 표시해왔고 EU도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 한시 면제 시한이 만료되는 5월 1일을 앞두고 영구 면제를 요구하고 있어 양국 정상이 얼굴을 붉히게 될 수도 있다.

유럽과 북미지역 안보를 책임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비 분담 문제도 뜨거운 감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론' 논리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회원국들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이상 지출할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독일의 국방예산은 여전히 이에 못 미치는 1.13%에 그쳤다. 같은 기간 미국이 지출한 국방예산은 GDP의 3.6%였다.

발트해를 가로질러 독일과 유럽에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노드스트림2' 가스관 건설 공사도 양국 관계에 긴장을 불어넣는 사안 가운데 하나다.

독일이 승인한 가스관 건설 공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발트해 인근 국가들의 정상과 만난 자리에서 "독일이 수십억(달러)을 러시아로 퍼주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러시아산 가스가 유럽에 본격적으로 공급되면 미국의 가스 수출업계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서로에게 어떤 태도를 보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는 양 볼에 번갈아 키스하며 옷깃에 떨어진 비듬을 직접 손가락으로 쓸어주는 '스킨십'을 과시했으나 지난해 메르켈 총리가 방미했을 때는 공개석상에서 '악수 거부'로 냉대해 빈축을 샀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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