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베이스볼톡] 홈런왕 경쟁 로맥 "최정 해외에서도 통할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SK 4번 로맥이 24일 두산베어스와 SK와이번스의 주중3연전 첫경기 1회말 타격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문학=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제이미 로맥(33)이 3년 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노리는 팀 동료 최정(31·이상 SK)과 기분좋은 홈런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지난 시즌 대체 외국인 선수로 SK 유니폼을 입은 로맥은 1년 만에 완성형 타자로 성장했다. SK의 초반 돌풍 원동력을 논하자며 로맥을 빼놓을 수 없다.

로맥은 지난 시즌 초반 대니 워스의 대체 선수로 한국을 찾았다. 급히 데려올 선수를 알아보던 SK는 일본프로야구까지 경험한 로맥의 타고난 힘에 주목했다. 로맥은 지난 시즌 102경기에 출전해 31홈런을 작렬했고 0.554의 장타율에 64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0.242로 낮았지만 자신만의 장점을 분명 보여줬다. 게다가 성실했고 발전을 위해 코칭스태프의 조언에 귀를 기울인 점도 높게 평가받아 재계약에 성공했다.

지난해 KBO리그를 경험한 로맥은 올해 ‘한국형 용병’으로 거듭났다. 25일까지 올시즌 25경기에서 타율 0.366, 30타점, 출루율 0.464, 장타율 0.774, OPS(장타율+출루율) 1.238을 기록 중이다. 홈런은 벌써 11개를 터뜨리며 26일 최정이 2개의 홈런을 추가해 단독 선두로 뛰쳐나가기 전까지 공동 1위를 달렸다. 지난해 선구안이 좋지 않았고 바깥쪽 공에 약점을 보이던 모습이 개선됐다. 로맥은 “미국야구와 한국야구는 다르다. 투수들의 스타일도 다르다. 미국은 힘대 힘으로 붙지만 한국 투수들은 유인구를 잘 던진다. 비록 삼진이 많더라도 내 스타일을 유지하며 한국 투수들의 스타일에 맞는 타격을 한 덕분”이라고 자평했다. 로맥은 생존을 위해 타격폼에 미세한 변화를 주기도 했다. 방망이 손잡이 부분에 왼 손가락을 걸치지 않고 손잡이 위를 잡고 치면서 좀 더 안정적이고 정확한 타격을 하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

시즌 초반 고타율, 가파른 홈런 생산 페이스도 눈에 띄지만 확연히 달라진 점은 득점권 타율이다. 지난해 로맥의 득점권 타율은 0.215로 시즌 타율보다도 낮았다. 몰아치기로 30홈런을 넘어서긴 했지만 31개의 홈런 중 18개가 솔로포였다. 그러나 올해 로맥의 득점권 타율은 0.381이다. 11개 중 득점권에서 나온 홈런도 4개다. 지난해와 영양가가 다르다. 로맥은 “올해 한국 2년차다. 지난해 봤던 투수들을 상대하고 있고 적응을 마쳐서 그런지 좀 더 편안히 타석에 서고 있다. 경기 전에 계획했던 것을 실행해보는 여유도 생겼다”면서 “난 늘 득점권에선 콘택트에 초점을 맞춘다. 지난 시즌을 뛰며 한국 투수들의 공에 적응해 지난해보다 좋은 타구를 많이 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서울

수원구장에서 19일 SK와 KT의 경기가 열렸다. SK 로맥이 2-0으로 앞선 3회타석에서 시즌 11호 홈런을 때려냈다. 피어밴드의 체인지업을 공략했다. 로맥이 홈을 밟으며 선행주자 최정의 환영받고 있다. 수원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oeul.com


팀의 4번타자로 3번타자 최정과 치열한 홈런왕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경쟁자이지만 로맥은 최정에 대해 ‘존경’이란 표현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최정은 타고난 야구 선수다. 공을 띄워서 홈런을 치기에 적합한 스윙을 이미 몸에 익혔다. 스윙궤적도 완벽하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를 할 때도 굉장히 효율적으로 힘을 전달할 수 있는 폼을 갖췄다”고 칭찬했다. 최정은 올시즌을 마친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자유롭게 해외무대로 진출할 수 있다. 미국과 일본 야구를 모두 경험한 로맥은 “최정은 좋은 수비에 홈런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과 타점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 어떤 리그에 진출하더라도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최정을 지켜보면서 감탄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올해 로맥은 분명 더 강해졌다. 앞으로 상대 견제도 더 심해질 게 분명하다. 로맥은 “당연히 견제가 더 들어올 것이다. 하지만 최정이 내 앞에 있고 내 뒤에도 좋은 타자가 많다. 상대 투수는 언젠가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밖에 없다. 그 공을 놓치지 않으면 된다. 정신적으로도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좋지 않을 때도 있겠지만 어제의 나쁜 기억은 바로 지우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웃었다. SK도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진화하며 ‘한국형 용병’이 된 로맥을 보며 미소짓고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