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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과학을 읽다]②거센바람에는 잠시 멈추는 바람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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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이 세계 최대의 해상풍력발전단지인 네델란드 제미니 풍력발전단지에 발전기를 설치하고 있는 모습.[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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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풍력발전기는 기둥에 바람개비(Blade)만 단다고 해서 전기가 생산되는 것은 아닙니다.

초속 7m 정도의 바람이 일정하게 불어야 하고, 높이가 100m를 넘거나 바람개비 지름이 80m를 넘는 대형 풍력발전기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높고 평평한 부지가 있어야 합니다. 어렵게 부지를 마련해도 고압 송전선 설치 문제, 풍력발전기 설치과정의 환경훼손 문제 등에 발목을 잡히기도 합니다.

풍력발전기의 바람개비는 초속 4m의 바람이 불어야 돌기 시작하고, 초속 12~15m 일 때 가장 높은 효율로 전기를 생산합니다. 그러나 초속 24m 이상의 바람이 불면 바람개비는 자동으로 멈춥니다. 과열로 발전기가 파괴될 위험이 높기 때문입니다.

거센바람에 바람개비가 잠시 멈춰도 풍력발전을 향한 인류의 열정은 식지 않고 있습니다. 인류에게 풍력발전은 미래에너지로 확실하게 각인됐다는 의미입니다. 유럽에서 해상풍력발전 개발은 더 이상 뉴스거리가 되지 않습니다. 유럽연합(EU)은 2020년까지 전체 에너지의 14%, 2023년에는 16%를 해상풍력발전을 통해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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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틀녘 해상풍력발전단지의 모습.[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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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의 나라’ 네덜란드는 정부 주도로 계획입지제도를 시행해 지정된 풍력발전지구에는 보조금을 지원합니다. 2015~2019년 사이 700㎿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5개곳이 지정돼 사업이 진행 중인데 2016년 기준 네덜란드 전체 풍력에너지 생산량은 약 4206㎿, 전년 대비 800㎿ 정도 증가했습니다. 육상풍력은 3249㎿, 해상풍력이 957㎿의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는데 해상풍력 발전 비중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해상풍력발전단지인 '제미니 풍력발전단지(Gemini Wind Farm)'가 대표적입니다. 제미니 풍력발전단지는 바람이 거센 북해의 아멜란트(Ameland)섬 북쪽 해상에 75기, 스히르모니코흐(Schiermonnikoog) 북쪽 해상에 75기 등 모두 150기의 대형 해상풍력 발전기를 건설, 지난해부터 상업가동 중입니다.

150기의 해상풍력 발전기의 용량은 총 600㎿ 수준인데 네덜란드 신재생 에너지의 13%, 전체 풍력발전의 25%를 차지합니다. 이는 수도 암스테르담의 78만5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입니다. 네덜란드는 또 100% 풍력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로 하루 60만명이 이용하는 전기열차를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바람의 나라' 덴마크는 재생에너지법을 제정해 대규모 풍력단지 개발을 지원합니다. 덴마크 에너지기구(DEA)가 풍력발전을 통해 당장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지역과 잠재성을 지닌 지역 등으로 나눠 엄격한 정부 통제 아래 개발이 추진됩니다. 1991년 세계 최초로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했고, 풍력발전으로 전체 전력의 43%(2016년 기준)를 생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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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높은 풍력발전기가 건설된 독일 가일도르프 풍력단지.[사진=막스뵈글풍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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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는 세계 최대 높이의 풍력발전단지가 있습니다. '가일도르프 풍력단지'는 최대 높이 265m, 바람개비의 지름만 137m에 달하는 이 거대한 풍력발전기 4기가 우뚝서 있습니다. 이 발전기들은 1기당 3.4㎿의 전기를 생산합니다. 4기를 가동해 경제성이 입증되면 같은 규모의 발전기를 추가로 건설할 예정입니다. 이 곳의 개별 풍력발전기는 거대한 콘크리트 수조가 기둥을 받치고 있는데 발전단지 아래쪽에 위치한 수력발전소의 물을 펌프로 끌어올려 저장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독일은 1980년대 말부터 풍력발전기를 설치해 전국에 1만5000기가 가동 중입니다. 2016년 풍력발전을 통한 전기생산량은 15%로 2030년까지 25%를 풍력으로 생산한다는목표 아래 풍력발전 개발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영국에는 세계 최초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인 하이윈드 풍력발전단지(Hywind farm)가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에버딘셔 (Aberdeenshire, Scotland) 해안에서 25㎞ 떨어진 해상에 있는 이 발전단지는 용량 6㎿ 규모의 부유식 발전기 5기로 구성돼 있습니다. 수심 95~129m의 바다 밑바닥에 케이블로 고정돼 있습니다. 이 부유식 풍력 발전기는 수심 800m의 바다에도 설치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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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앞바다에 건설된 세계 최초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가 해저 100m 지점에 고정된 모습.기둥 아래에는 무거운 추가 달려있어 발전기가 똑바로 설 수 있습니다. [사진=어이빈드 그라보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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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는 추가로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할 계획입니다. 요크셔 해안에 78억달러(한화 8조4240억원)를 들여 1800㎿ 규모의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인데 이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완공되면 현재 세계 최대인 네덜란드 제미니 풍력발전단지의 발전량(600㎿)의 3배를 생산하게 됩니다. 영국의 풍력발전 전력생산 비중은 14%입니다.

그 외 리투아니아(27%), 아일랜드(21%), 포르투갈(20%), 스페인(18%) 등도 풍력발전을 통한 전력생산 비중이 높습니다.

우리나라의 풍력발전 비중은 1%가 안됩니다. 최근 탈원전을 두고 논쟁이 한창인 만큼 풍력발전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논의가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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